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by 호모 비아토르

나는 일하면서 아이도 양육하는 슈퍼우먼을 바랐던 적이 있다. 그렇게 살면 모든 사람들에게 “대단하다. 너 같은 사람은 없다.”라고 인정받으며 살 줄 알았다. 살아보니 허상이었다. 나는 슈퍼우먼이 아니었고 슈퍼우먼 행세를 한 것뿐이었다. 누군가에게 비치는 외형이 멋져 보이길 바랐던 건 내면이 많이 허전하고 공허했기 때문은 아닐까? 내면의 허전함을 채울 수 없으니 외면에 더 신경 쓰고 치중하며 살았던 건 아닐까? 그래서 아등바등하며 더 열심히 살려고 애쓰고 인정받기를 희망했다. 부끄럽지만 내 속의 실상은 그러했다.

영화 ‘곡성’의 대사처럼 “뭣이 중헌데?” 그때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때와 상황이 바뀌니 중요한 것도 바뀌었나? 바뀐 게 아니라 몰랐던 걸 발견한 걸까?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나는 오늘 아이들 밥을 챙기고, 엄마 표 학습을 하고, 걷기와 독서로 내 시간을 보낸다. 예전엔 많은 사람들 시선을 의식했고 군중 속에 있으면서도 외로움을 느꼈다. 이제는 사람들 속에 있든 없든 외롭지 않다. 5년 전 내가 하찮게 생각했던 지금의 일상을 즐기고 있다.


과거 나는 늘 심장이 쿵쾅거렸고 뭔가에 쫓기듯 살았다. 퇴근길 파김치가 되어 두 아이들을 맞이하고 집에 가 저녁밥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한 채 아이들을 재운 뒤에야 싱크대에 서서 된장국에 밥을 말아서 먹던 나였다. 밤에 일찍 잠이 드는 것이 아까워 멍하니 거실 TV 앞에서 리모컨을 돌리며 앉아 12시, 1시에 돼서야 침대로 향했던 나였다.


여전히 나인데 이전에 나의 삶이 아니라 새로운 내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나는 불완전한 사람이고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싶었다. 이제는 애를 써서 뭔가를 하지 않아도 인정받지 않아도 나 스스로를 인정해주고 싶다. 밤에 멍하니 리모컨을 잡지 않아도 내일 새벽 산에 오를 설렘에 일찍 잠을 청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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