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할 때는 결혼을 하면 남편이 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내 인생의 혼자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두 아이를 낳고 직장생활을 이어오면서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결혼을 해도 외롭고 혼자 살아도 외로운 것, 외로움은 누군가 채워줘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 스스로 그 외로움을 끌어안고 살다 보면 외로움이 친구가 되어 내게 말을 걸어옴을 느꼈다.
과거 왜 그렇게 내 안에 공허함과 허전함을 없애려 노력하고 외로움이란 감정을 거부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내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은 나의 일부분이고 없애려고 해도 없앨 수 없다면 평생 친구로 같이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 이외에는 주로 혼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인 나는 생각할 시간이 많아졌다. 과거에 나는 혼자 있으면 두렵고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아 TV를 켜고 유튜브를 보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은 걷는다. 걸으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걷는다. 새로운 발견은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다는 것이다. 내 안에 또 다른 나, 제3의 관찰자를 발견했다. 나에게 말을 걸어주고 생각의 방향을 잃었을 때 친구가 되어 방향을 잡아주는 또 다른 내가 내 안에 자리 잡고 있었다. 지금까지 그 자아를 무시하고 늘 외부에 시선을 두며 뭔가를 찾으려고 했었다.
지금은 난 혼자 있어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편안하다. 집에 고요히 앉아 있으면 글을 쓰거나 독서를 하고, 종종 거실 창밖을 쳐다보며 멍을 때리기도 한다. 예전의 나라면 상상도 못 할 행동이다. 그러다 걷고 싶으면 날씨와 상관없이 비가 오면 우산 쓰고 걷고, 날씨가 좋으면 모자를 눌러쓰고 걷는다. 내겐 하늘에서 내리는 비도 친구이고, 쨍쨍한 빛을 비추는 태양도 친구다. 꼭 친구가 사람이라고 특정 지을 필요가 없고 내가 친구라 의미를 부여하면 다 친구가 된다.
혼자 있으려고 노력한 적은 없다. 단지 상황과 때가 그렇게 나를 몰아갔다. 더군다나 코로나로 더욱 홀로서기를 하며 매일의 일상이 나를 나답게 하고 평소 보지 못한 내 모습을 거울처럼 들여다보게 되었다.
누군가 억지로 브레이크를 잡아줘야만 멈출 수 있을 것만 같았던 내 삶이 내 의지로 휴직이라는 브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삶에 그려진 풍경들을 천천히 자세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멈춤은 사람들 사이에서 뒤처지고 도태되는 것이 아니라, 회복이고 쉼이며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 충전의 시간임을 알게 되었다. 나는 홀로 일어서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