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방향이 확실한다면 익숙함에서 벗어나 모험을 던져보는 건 어때
핵심은 지향입니다. 내 삶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게 중요해요. 삶은 여행이라기보다는 순례에 가깝습니다. 특정 장소로 간다기보다 지향하는 바를 알고 계속 나아가는 거죠. 중세 격언 중에 '여행자는 요구하고 순례자는 감사한다'라는 말이 있어요. 여행자는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불평하죠. 그러나 순례자는 길에서 방해물을 만나도 가고자 하는 지향이 분명하기에 걸림돌조차 안내자로 인식합니다.(중략)
순례자는 기꺼이 위험 속으로 갑니다. 불확실성과 모험 속으로 몸을 던지죠. 저는 삶에 익숙해져서 그렇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의젓한_사람들> 김지수 인터뷰집 '순례자 김기석'편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누군가의 이 말이 지금 그녀를 움직이게 하고 시도하고 도전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결과와 상관없이 과정에 집중하며 안정된 현재상태에서 벗어나 불확실한 상태에 그녀 자신을 내던져본다.
그녀는 여전히 살아있고 숨 쉬고 있기에, 이루어지든 이루어지지 않든 꿈꿀 수 있다. 몽상가처럼 머릿속에서만 꿈꾸는 자가 아니라, 머릿속에 있는 꿈을 현실세계로 끄집어내서 꿈을 만들어보는 작업을 가지는 것이다.
합격률? 응시율? 이런 것들은 그녀에게 두려움과 불안을 안겨줄 순 있지만 결코 꿈 자체를 꺾을 수는 없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녀는 주어진 시간 내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결과는 하나님의 손에 맡기기로 했다. 설사 그녀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해도 후회하지 않는 선택과 최선의 과정은 없어지지 않고 그녀 삶의 자양분으로 흡수될 터이니 괜찮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어쩌면 조금은 마음 아프고 아쉽고 슬플 수는 있겠지만, 그마저도 그녀가 마땅히 겪어야 할 삶의 여정이라면 두 손 벌려 맞이하고 안아줄 마음의 준비는 되어있다. 그녀는 이렇게 그녀에게 찾아오는 행복도, 아픔도 삶의 일부분으로 품어줄 수 있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도대체 그녀는 무엇을 도전하길래 장황하게 글이 길어지는 걸까?
그녀는 학부 때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이후 정신보건 수련을 받고 쭉 정신건강사회복지사로 여러 기관에서 일해왔다. 그 길이 천직이라 믿었고 지금도 힘들지만 묵묵히 주어진 자리에서 그 일을 해나가고 있다. 이제는 교정시설 심리치료팀에 근무하면서 사회복지사의 역할보다 심리상담사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걸 경험적으로 체득하며 앞으로의 방향에 고민하게 되었다.
주위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그녀 자신에게도 질문을 던지는 시간을 가졌다. 결론은 야간제 상담심리대학원 한 군데에 응시를 했다. 응시율도 높고 심리학과 출신도 아니다 보니 현실적으로 합격보다 불합격을 예상한다. 결과가 예측된다 해도 현실에 맞는 대학원을 찾기보다 조금 더 고생스럽고 힘들어도 많이 배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 학교에 지원하기로 했다. 후회 없는 선택은 없다고 한다. 그녀는 이번 선택이 후회 없는 선택이다. 설사 떨어진다 해도 그것 역시 그녀 자신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되고, 새로운 방향을 나아가는데 첫 발판이 되리라고 믿는다.
실패는 두렵지 않은데, 실패했다고 주저하고 포기하고 퇴보하거나 현실에 안주하는 건 더더욱 싫다. 어차피 지금의 삶도 이전에는 새로운 도전이었듯이, 현재 그녀가 내딛는 발걸음이 낯설지라도 언젠가는 그 길을 계속 걷다 보면 익숙해질 것이고 또 다른 낯설고 새로운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겠지.
그녀의 솔직한 심정은 설레고 긴장되고 두렵고 불안하다. 살아있기에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고 본다. 그녀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맞고 지향점이 옳다면 천천히 가든, 둘러가든, 잠깐 멈추든 그런 것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향하는 바대로 꾸준하게 매일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길이 보일 것이고 그 과정 속에서 그녀 다움을 발견할 것이다.
너무 서두르거나 성급하게 삶을 살지 않기로 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그녀의 속도를 그들과 맞추기보다 그저 그녀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한 걸음씩 가기로 했다. 나이 드는 것이 무섭지 않은 것은 이렇듯 그녀를 기다려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그녀 자신의 내면에 목소리대로 행동할 수 있는 힘이다.
삶에 위험은 안전하다고 믿는 지금-여기에 있어도 위험하고, 낯설고 새로운 곳에 있어도 위험하다. 예기치 않은 위험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때로는 한밤중에 찾아온 불청객처럼 갑자기 찾아온다. 예상되는 위험이든, 예상하지 못하는 위험이든 삶의 곳곳에 위험은 존재한다.
지금까지 잘 살아왔으니까 그냥 지금 이대로 살자 라는 마음도 좋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리는 목소리를 외면할 수가 없다. 그 목소리에 반응하면서부터 그녀 다움을 되찾고 회복하면서 살고 싶다. 그 결말은 잘 모르겠다. 그냥 계속 그 길을 걸어가 보고 싶다.
누군가의 아픔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고, 과거의 아픔이 지금 현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주저앉아 우는 상처받은 영혼을 마주한다. 그 상처가 다른 사람에게 해를 가하기도 하고 자기 자신에게 해를 가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현상과 결과를 보고 그들을 외면했지만, 상담장면 속 그들은 인생의 암울했던 어느 한 시점에 멈춰서 있다. 마치 고장 난 시계를 보듯 시간은 멈춰서 있고 그들은 그 과거 속에 갇혀 과거의 삶을 지금 현재에도 반복하고 있다. 그들의 과거를 스스로 대면할 수 있도록 돕고 스스로 아픈 상처까지 안아줄 수 있는 힘을 키워주고 싶다. 그들의 건강하지 못했던 과거와 건강하게 이별하고 지금 현재의 삶을 스스로 잘 살아낼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고, 응원해 줄 수 있는 지지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들이 다시는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음으로써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상담에 임한다.
지금 그녀의 새로운 도전이 누군가에게 조금 더 도움이 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된 것이라면 대학원 결과와 상관없이 이후 삶에서도 여전히 그녀의 삶에 방향은 그쪽으로 나아가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