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인생법칙을 찾아라
8. 두려움과 불안을 딛고 한 발짝 나아가기
“나만의 인생법칙은 두려움과 불안을 딛고
앞으로 한 발짝 나아가는 것이다.”
살아오면서 나의 처음 인생법칙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대학 졸업 후 혼돈의 시간을 보냈다. 내가 생각했던 사회생활이 아니었다. 세상은 나에게 호락호락하게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다. 인간관계에 서툴렀고, 문서작성이나 계산에 실수가 잦아 일처리를 꼼꼼하게 하지 못했다. 일에 대한 회의를 느끼며 삶이 우울하고 재미없었다.
일반 직장생활 후 다시 편입을 해서 다른 전공을 선택했다. 늘 가는 걸음이 처음이라 두려움과 불안은 내 친구처럼 따라다녔다. 처음 접하는 공부가 힘들었다. 다른 친구들과 똑같은 시간 공부해서 따라잡을 수 없었다. 매일 1시간 일찍 도착해서 단대 도서관에 짐을 풀고 수업 30분 전에 강의실에 들어섰다. 시험기간이면 새벽 6시에 중앙도서관에 가서 자리를 잡고 새벽 2시에 집으로 왔다. 다들 나보다 잘하는데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 두려웠다. 나에게는 주어진 시간에 열심히 성실을 다하는 것 외에 방도가 없었다. 1차 졸업시험에 대략 46명 중 합격생이 8명이었다. 그 합격생 중 나도 포함되었다. 외우고 또 외워서 눈을 감고 노트가 보일 정도였다. 그때 내게 취약했던 덤벙거림은 공부라는 훈련을 통해 꼼꼼함과 체계적인 사람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다른 친구들처럼 바로 취업을 준비하지 않고 다시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수련 생활을 1년 했다. 폐쇄된 정신병동에서 매일 8시간의 상담과 프로그램 진행은 서투른 인간관계를 돌아보는 계기였다. 기존에 나는 맞고 타인은 틀리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수없이 깨지고 깨지는 시간이었다. 기존에 나를 깨는 시간은 두려움과 불안이었다. 불편하지만 익숙한 곳에 머물 것이냐? 낯설지만 성장과 건강한 삶으로 나아갈 것이냐? 는 내 몫이었다. 그 중간에서 늘 고민은 하지만 최종 선택은 낯섦이었다.
수련 이후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했다. 폐쇄된 정신병동에서의 근무는 환자 한 명의 개입만으로 치료적인 한계를 느꼈다. 해결되지 못한 답을 찾기 위해 다시 지역사회에 있는 정신보건센터로 나왔다. 일을 하면서 타고난 혹은 환경에 의한 사람의 마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교도소에 노크를 한다. 교도관이 되었다. 그리고 휴직 전까지 교도소 내 정신질환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과 상담을 했다.
대학 졸업 후 직업의 변화과정을 나열한 이유는 딱 한 가지이다.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는 상황에서 숨거나 회피하지 않으려고 했다. 앞으로 한 발짝 내딛는 용기로 살았다. 나도 사람인데 쉬운 길로 가고 싶고, 두려운 상황에서 숨고 싶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두려움과 불안을 끌어안고 앞으로 나아갔다.
인생은 고통과 예기치 않은 상황의 연속이다.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게 있다. 때론 피할 수 없는데 숨거나 회피해서 더 큰 난관을 만나기도 한다. 그러고는 자기 정당화나 합리화에 빠져 상황 탓을 할 것이다. 나는 상황 탓을 하며 그 자리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 그때 나는 인생의 법칙이 생겼다. 사회초년생부터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피할 수 없다면 현실을 딛고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눈을 감거나 도망갈 궁리를 하지 않고 이 상황을 온전히 겪어내고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 새로운 길이 보이고 삶이 확장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의 내가 정답이 아니다. 단지 익숙해져 있을 뿐이다. 익숙함이 내가 아니다. 익숙함에서 다시 낯섦의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그 낯섦에서 기존의 익숙함을 벗어버리고 나를 변화시켜보는 시도와 도전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낯섦도 어느 순간 익숙함으로 바뀌겠지. 그 과정은 녹록지 않고 힘들 수 있다. 끝이 없는 여정이다. 다만 이 여정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글을 쓰고 있음에도 나는 여전히 앞날을 내다보면 두렵고 불안하다. 때론 잠을 설치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는 안다. 나는 도망가거나 회피하지 않을 것이다. 두려움과 불안에 덜덜 떨더라도 잠깐 숨을 고르고 다시 몸을 추스를 것이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길이고 죽을 때까지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나의 나다움은 배움과 성찰과 성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