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나는 원래 눈물이 많다. 고등학교 졸업도 채 못하고, 육사 가입교 훈련을 받던 기간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눈물을 뚝뚝 흘렸었다. 조직 내에서 눈물이 많다는 것이 나약함의 상징처럼 여겨지기 때문에 왠만하면 눈물을 참아보려 노력하며 생도 1, 2학년을 보냈다. 그러던 2학년 여름, 동료들과 함께 ‘쉬리’라는 영화를 보러 갔다. 슬픈 장면이었다. 마음은 너무 슬픈데, 눈물이 나지 않았다. 슬픈데 눈물이 나지 않는 그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는 울어야 할 때 눈물이 말라버려 울 수 없던 그 상황이 너무 슬퍼서 눈물을 다시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랬다.
지금의 나는 잘 웃고, 잘 운다.
특히, 아기와 어린이들을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난다. 내 아이들을 키우고 나니 떼쓰고 소리지르는 아이들 마저 귀여워 보인다. 그 작은 몸과 머리에도 자기만의 세상이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청년들을 보면 눈물이 난다. 특히, 군복 입은 청년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마음이 올라와 때에 맞지 않는 민망한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전역한 지 일 년이 채 되지 않은 나에게 아직도 남아있는 미련 때문일까? 아니면, 그곳에서 보냈던 나의 젊은 날들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까? 분명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은 나에게 애틋함과 소중함, 그리고 안타까움이 혼합된 복잡한 마음이 들게 한다.
작년 이맘 때쯤... 전역 후, 직장을 구하기 위해 여성센터에서 상담을 받았었다. 그 때, 상담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이십 년 넘게 한 직장에서 시간을 보내셨는데, 그 시간들과는 잘 헤어지신 건가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던 질문을 받자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왈칵 눈물이 났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는 나의 열정을 온전히 쏟았던 그 시기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시기를 돌아보며 느낀 점들을 함께 나누고 싶어졌다. 나의 2~30대를 온전히 쏟아낸 그 시기는 그냥 버려진 시간이 아니라 지금의 내가 만들어진 소중한 시간이었다. 군생활을 통해 나는, 열심히 해도 실패할 수 있다는 겸손을 배웠고, 한 사람이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배웠다. 그 중에서 내가 무엇보다 나누고 싶었던 것은 ‘나의 가장 빛나는 시간을 주고 얻은 아들들을 대하며 얻은 노하우’였다.
엄마들은 늘 조바심을 낸다.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옆집 아이는 스스로 알아서 공부한다던데, 우리집 녀석은 왜 그렇지 않을까? 내 능력이 부족해서 아이들을 충분히 서포트 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내가 이정도로 지원해 주는데, 저렇게 밖에 못하나? 등등....
그런 조바심 속에서 고군분투하느라 내 아이의 진짜 마음을 들여다 볼 여유는커녕, 나의 마음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요즘 엄마들의 현실이 아닐까?
나의 이 부족한 글을 통해 엄마들이 조바심을 내려놓고, 여유를 찾게 되기를, 그래서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내 아이의 진짜 마음도 알아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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