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던 소대장 철부지 엄마가 되어 세상을 배우다

너희들을 만나기 위해 4년을 준비했다

by 강점크리에이터

려 보였다. 소대원들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던 그가 감기에 걸린 날이었다. 침낭을 뒤집어쓰고 끙끙 앓던 그 녀석에게 감기약을 건냈다. 약이 써서 먹기 싫다며 도망가고, 신병 100일 휴가 면담 때는 집에 가자마자 ‘배스킨 라빈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며 천진하게 웃던 모습은 정말 어린아이 같았다.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그도 병장이 되어 분대장을 달게 되었다. 겉모습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경험은 그를 어린 아기같은 신병이 아닌 어엿한 분대장으로 성장시켰고, 그는 누구보다 훌륭하게 분대장 역할을 잘 해내고 전역했다.



(진지공사를 위해 말년 휴가를 미루다.)

2분대장이었던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사범으로 활동하다가 군에 들어온 만큼 분대원들을 다루는 능력이 남달랐다. 적당히 군기도 잡고, 잘해줄 때는 잘 해주고, 소대에서 해야 하는 일에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곤 했다. 다림질도 잘 해서 소대원들이 휴가를 갈 때마다 전투복을 칼같이 다려주며 뿌듯해 하던 그 얼굴이 아직도 생각난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 그가 전역을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마지막 휴가기간과 진지공사 기간이 겹치자 잠시 고민하던 그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소대장님, 진지공사 마치고 휴가 가겠습니다.” 그러면 가지고 있는 휴가 중 며칠은 손해를 볼텐데도 그의 다짐은 확고했다. 소대의 진지를 예쁘게 만들고 가고 싶다는 그의 고집이 미안하면서도 고마웠다. 그래서인지 그 해 진지공사는 힘들지만 즐겁고 뿌듯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아직도 그 부근을 지날 때면 그 때 소대원들과 함께 했던 기억이 난다.



(0상병, 아픔을 딛고 강해지다.)

그 때 그는 잘 살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소대에는 옆소대에서 우리 소대로 이동해서 생활하고 있는 인원이 있었다. 상병이었던 그는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탈영을 했고, 영창을 다녀온 후 우리 소대로 전입을 왔다고 했다. 그를 잘 지켜봐야 한다는 인계인수를 받아 그 친구와 자주 면담을 하곤 했다. 비록 영창에 다녀왔다는 기록이 있기는 하지만, 그는 소대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잘 수행하고 있었다. 자신의 부모님이 그의 이름으로 현금서비스를 받고 갚지 않아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하기도 전, 신용불량자가 되었던 그는 여자친구와의 관계에서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 여자친구와 헤어지자 기댈 곳이 없어진 그는 탈영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랬던 것을 후회하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군생활을 했던 그가 생각난다. 틈틈이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전역 후 사회에 나가서 해야 할 일들을 계획하며 열심히 살았던 그가 지금은 예전의 아픔을 밑거름 삼아 누구보다 잘 살고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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