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시작한 날씨부터 이별을 결심하고 이별을 맞이하게된날까지 모두 햇살이 미치도록 밝았고 따스했다. 그랬기에 그순간 순간마다 감정이 모두 다 달랐다.
그는 그녀와 처음부터 사귀겠다고 결심이 들었던건 아니었다. 우리는 첫만남이
다른사람들과는 특별했다.
문학소설가인 현우는 오늘도 소설 사이트에 글을 올릴 글을 구성중이었다.그가
카페에 올릴 그를 구성하는 공간은 카페도 집도 공원도 아닌 오래된 비디오 테이프 가게였다.
비디오 테이프 가게를 운영중인 할아버지는 현우가 매일 글을 쓰러 찾아오니
이제는 늘 문을 열어주고 현우는 혼자사시는 할아버지와 같이 저녁까지 먹고
돌아가는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평범한 남자의 일상에 변화를 주는 일이 찾아왔다. 따스한 여름날
그날은 폭염주의보까지 발생한 날이었다. 누군가가 그 낡은 비디오테이프 가게로 들어왔다.
" 저기..계세요?"
갈색긴머리칼에 분홍색 반팔니트와 하얀색 스커트가 잘 어울리는 여자였다.
현우는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마자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현우는 괜히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다. 장르를 고르는것을 지켜보다가 문득 말을 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그때 왜 말을 걸고 싶어졌는지는 현우 자신도 모른다.
" 로맨스 좋아하세요? 그러면 이거 재밌어요 피아니스트 사랑이야기에요"
"...아 감사합니다 친절하시네요"
그날 그렇게 현우가 쓰고있던 여자주인공이 그녀로 설정되었다. 그녀는 주에 두번 꼭 가게를 찾아와 둘러보거나 빌려가곤 했다.
현우는 그녀를 볼때마다 내적친밀감이 쌓였고 어느새 관심이 쌓였다.
" 저기.."
"네??"
" 이름이 뭐에요?"
" 아 한유정이에요 유정"
" 저는 정현우에요"
그렇게 한유정과 정현우는 우연한 만남에서 어느덧 친구가 되었다. 지내면서 알게된 사실은 소설 작가인 현우의 팬이 유정이었다는 사실이었다. 베스트셀러 타이틀을 달았지만 책 한권만 그랬기에 현우는 자기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거라 생각했고 더군다나 팬을 만날거라곤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영화도 같이보고 뮤지컬도 같이 보러다니며 마음을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그렇게 2년동안 친구로 지내던 무렵 현우는 다시 생긴 용기에
얼마전에 산 보석 목걸이를 유정에게 주면서 고백하기로 결심했다.
영화를 보고 달달한 라떼를 시키고 자리에 앉은 두사람. 유정은 아무것도 모른채 해맑게 웃으며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현우도 웃어주며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지금 현우의 귀엔 영화줄거리 따위 들릴리 없었다. 미치도록 긴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넌 나에게 봄처럼 다가왔어. 따뜻하고, 설레고, 아름다워서 내가 멈출 수가 없더라. 내 마음 받아줄래?"
유정은 눈꼬리를 휘어보이며 보조개가 다 드러나게 웃으며 말했다.
" 응!!"
오래된 가게 앞에서 시작된 인연이 어느덧 연인이 되었다. 유정과 현우는 바닷가에 앉아서 돗자리를 깔고 이야기를 나눴다. 여러모로 뜻깊은 이야기를 나눠서 한층 더 가까워졌다.
유정은 패션디자인 회사에서 일했고 현우는 프리랜서 소설작가였다.
두사람의 데이트 시간은 주로 유정에 맞춰야만 했지만 유정이 워낙 뒤죽박죽인 스케쥴을 가지고 있어서 만나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서로 지친티 내지 않고 있다 터지게 된 날은 그날이었다.
늦은 밤, 현우는 유정과 데이트를 위해 그녀의 회사로 데리러갔다. 새벽 한시가 넘어서야 그녀가 피곤한 눈을 비비며 나왔다. 현우는 그녀를 자신의 차에 태운후 안전벨트를 채워주며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차를 타고 가는길, 현우는 조심스레 물었다..
" 오늘 어땠어?"
" 그냥 똑같지 뭐"
" 그래?"
더이상 대화가 흘러가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못했다는게 더 올바른 말인듯 했다.
"......있잖아 "
.." 응"
" 우리 4년만난거 알지?"
" 무슨말이 하고 싶은데 "
유정은 짜증이 올라왔고 날카롭게 말했다. 현우는 결국 감정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너, 항상 일이야. 만나도 피곤해 보이고, 대화도 제대로 안 돼. 이런 게 무슨 연애야?"
유정은 한숨을 크게 쉬고는 말했다.
"내가 왜 이렇게 바쁜지 몰라? 다 너랑 미래 생각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거야. 근데 너는 이해는커녕 항상 이런 식으로 몰아붙이기만 하잖아."
"미래? 우리가 지금도 제대로 못 챙기는데 무슨 미래를 얘기해? 난 지금이 힘들어. 우리 대체 언제 서로를 신경 쓴 적이 있었냐고?"
유정은 현우의 말에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그러면, 너도 노력 좀 해봤어? 나 혼자 바쁘고, 나 혼자 고민하고, 나 혼자 다 하는 것 같은데, 넌 날 이해해 주기는커녕 이런 말만 하고 있잖아."
"그럼 왜 만나? 서로 피곤하고 힘든데 왜 계속 이러고 있어야 해? 유정아 나도 너만큼 힘들어. 근데 너는 네 힘듦만 얘기해. 그게 제일 답답해."
잠시 침묵이 흐르고 유정이 말했다.
"그만하자"
" 뭘 그만해? 내가 지금 그만하자고 이런 이야기 꺼낸거 같아?"
" 그만하자고 했잖아"
결국 유정은 언성이 높아졌고 현우에게 소리쳤다. 현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유정에게 말했다.
"그렇게 쉽게 끝내고 싶어? 한유정 우리가 얼마나 오래 함께했는지 생각 안 나?"
"오래 함께했다고 해서 지금의 우리가 괜찮아지는 건 아니잖아."
유정의 목소리엔 지친 감정이 묻어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렇게 사랑이 지쳐감을 느꼈다.
어느덧 유정의 집에 도착했고 현우는 유정을 바라보지 않았다. 싸늘하게 굳은 차안공기.
결국 유정과 현우는 다음날 풀지도 못한채 그렇게 4일간의 시간만 흘러갔다.
현우는 그녀를 놓아줘야 겠다고 결심한 순간이 있었다.
도저히 그녀를 이거리를 좁히고 사랑해줄 자신이 없어서 자신이 그녀에게 안어울리는 사람같아서 복합적인 생각이 겹쳤다.
- 유정아 할 이야기가 있어 회사 앞 스타벅스에서 만나-
-그래-
따스한 날씨 이별 과는 맞지않는 날이었다. 그래서 현우는 괜스레 가슴이 미어졌다. 이런 선택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자신이 없었다.
유정도 짐작은 갔다. 현우의 표정에서 알수있었고 더이상 이 관계의 진전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적이 흐른후 현우가 정적을 깨고 먼저 입을 열었다.
"이대로 계속 가면 서로 더 아프기만 할 것 같아. 우리가 사랑했던 만큼,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선 이제 여기서 멈추는 게 나을 것 같아."
"...... "
"우리, 너무 지쳐버린 것 같아. 서로를 아끼고 싶지만, 지금은 각자 조금 더 쉬어야 할 때인 것 같아. 내 마음도 그렇고, 너의 마음도 그렇고. 이렇게 끝내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
유정은 희미하게 눈물이 고인채로 그 이별에 답했다.
"너와의 관계가 이렇게 끝날 줄 몰랐어. 서로에게 좋은 사람인 척, 좋은 연인인 척 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거짓말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너와 헤어지게 되어 너무 미안하고, 너도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래."
결국 환히 밝은 대낮 12시. 두 사람은 이별을 맞이했다. 날이 너무 좋았다.
이별의 슬픔과는 전혀 맞지 않는 날에 현우는 헛웃음을 지었고 유정은 슬프게 웃으며 자리를 떴다. 이별을 맞이한 남자의 고독은 그 어느때보다 쓸쓸해보인다.
유정은 집으로 돌아가며 눈물을 흘렸다. 아무리 그를 그리워해도, 그가 돌아올 수는 없었다. 이제는 그리움만이 그녀의 마음 속에 남아 있을 뿐이었다. 그리움 속에서 그녀는 비로소 깨달았다.
사랑은 끝났지만, 그 사랑이 남긴 흔적들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것임을.
밤이 깊어가며, 유정은 창문을 열고 차가운 공기를 들여보냈다. 그녀의 가슴은 여전히 무겁고, 현우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졌다.
그리움만이 그녀를 감쌌다.
대낮에 아름답던 연인은 서로에게 슬픔만 남긴채 떠나갔다.
모든 순간을 가슴에 담고 새로운 사랑을 다시 시작할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