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3

재판

by 그냥 직장인

마지막 권은 수도복을 벗고 프록코트를 입은 체 투사가 된 알료샤를 통해 여러 소년이 일류샤와 만나고 화해하는 이야기와 미챠의 재판과 그 재판에 관한 여러 사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알료샤는 병과 싸우고 있는 일류샤를 위해 그의 친구들을 찾아 일류샤와 화해시키기 위해 노력하는데, 2백 루블을 통해 스스로를 용서하려던 모습과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조시마 장로의 죽음 이후 진정한 '작은 선의'와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실천하는 것을 보고 알료샤의 성장이 느껴졌다.


미챠의 재판에 앞서 이반은 스메르쟈코프와 만나 몇번의 대화를 하는데, 이 대화를 통해 스메르쟈코프가 표도르를 죽인 진범임을 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말했던 "신은 없기에, 모든 것이 허용된다."와 스메르쟈코프의 말에 휘둘려 자신의 사상으로 인해 아버지가 죽었다는 죄책감으로 인해 내면의 악마까지 보게 되는 극심한 섬망에 빠지고, 미챠의 재판에서 증거인 3천 루블을 보여주며 스스로 목을 맨 스메르쟈코프가 진범이라 얘기를 하지만 그의 섬망으로 인해 사람들의 믿음을 얻지 못한다.


미챠의 재판을 통해 도스토예프스키는 우리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심리학이 '양 끝을 가진 막대기'라고 말한다. 재판의 검사는 표도르가 살해당한 사건을 심리학의 양 끝을 왔다 갔다 하며 미챠가 살해한 것처럼 교묘하게 짜 맞춘다. 미챠의 변호인이 이를 역이용하여 살해하지 않은 것처럼 변호하는데, 검사와 변호인의 발언마다 방청객들과 배심원은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꾼다. 뉴스를 보다 보면 100년이 지난 세월 동안 이러한 우리의 모습이 변하지 않고 오히려 더 심해졌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경계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라는 생각이 든다.


재판 이후 에필로그에서 미챠는 결국 유죄를 선고받고 실형을 선고받으나, 이반의 계획을 토대로 탈출을 계획하고 그루셴카와의 미래를 준비한다. 카체리나 역시 진심으로 미챠의 유죄를 바라고 편지를 공개한 것이 아님을 말하며 그들의 탈출에 도움을 줄 것을 약속한다. 알료샤는 죽은 일류샤의 추도식에서 그의 친구들과 함께 그를 기억할 것을 외치며 끝이 난다.


작 중 콜랴는 신은 질서를 위해, 세계의 질서 같은 것을 위해 필요하며,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걸 발명해 내기라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질서는 우리 세계의 약속이자 선의이며, 가치이다. 이러한 질서를 위해 우리는 마음속에 신이라는 이름의 무엇인가를 품어야 한다. 그 이름은 양심이 될 수도, 사랑이 될 수도, 다른 무엇인가 될 수도 있다. 등장인물 중 이반은 자신의 악마로부터 그 신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다. 우리는 마음속 신을 지키고 가치를 지키기 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