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야 한다

by piapat family

오래전에 내가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

아마도 살아있는 게 더 힘든 게 아닐까라고 생각하던 날 밤 꿈을 꾸었어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는 폐허를 떠돌던 내게 두 청년이 찾아왔어

날 위해 상이 가득 넘치도록 한정식을 대접해 주었지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청년들을 관찰하기 시작했어

마치 자살한 듯 머리가 부서져있었지

나도 모르게 질문을 던졌단다

“나도 너희들처럼 여기에 오면 편안해질까?”

무섭게 화를 내던 그 청년들이 마지막에 했던 말이 기억난다

“힘들어 보여서 힘내라고 식사 대접하러 찾아온 성의를 무시하지 말아줘.

여기가 평온해 보이니? 외롭다 못해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 고독함이 끝없이 펼쳐져.

절대 평온하지 않아. 힘들어도 살아있는 게 좋아. 다시 선택의 순간이 주어진다면

어떠한 일이 생기더라도 난 살 거야. 죽음은 끝이 아니야”

꿈이지만 너무 생생한 기억에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다.

그 청년들의 얼굴 표정은 정말 고독해 보였거든.

의미 없는 매일을 살아야 하는 사람처럼.

그래. 어차피 사람은 죽게 되어있잖니.

그래서 하고싶은 거 다하고 그 때 생각해도 늦지 않겠다라는 생각에

내일을 살기보다는 오늘을 사는 매일을 살았어

그렇게 시간은 잘도 흐르더니 나에게도 행복이란 것이 찾아오더구나

이젠 오래 살 걱정에 매일을 연구하는 나를 보니

그 청년들에게 고맙단 말을 전하고 싶네

“고맙습니다. 덕분에 삶의 애착을 간직하며

하루하루 감사히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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