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논의에서 데이터 분석이 무엇인지에 대해 모두의 이해가 같은 수준에 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데이터를 통해 제품과 비즈니스의 문제를 해결하는 행위"라는 데이터분석의 정의만으로 우리는 현업의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특히 대부분의 주니어 Data Analyst들은 스쿼드나 사일로에 배정되어 현업의 문제를 해결하라는 미션을 전달받을 경우 자신감에 넘쳐흐른다.
가상의 주니어 DA 김 씨의 스토리를 예로 들어보자.
처음 사일로에 배정되었을 때 그는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고 넘쳐흐르는 데이터와 이를 처리해서 가공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자신이 어쩌면 이 회사를 좌우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가진 게 아닐까 생각했다. 이 무기를 통해 발굴해 낸 인사이트는 아무리 날고기는 PO라도 자신의 발견 앞에 무릎 꿇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상상을 하며 자신이 주목한 주제를 파 들어가길 반복하길 3개월, 어느새 "폐급 DA"로 평가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가상의 사례를 바탕으로 했지만, 현업에서 마주하는 많은 DA들은 김 씨와 유사한 상황들을 직면하게 된다.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데이터라는 노다지를 DA인 자신만 컨트롤할 수 있는데 왜 그런 취급을 받는 건가?
비즈니스 현장에서의 데이터 분석은 문제 해결을 위한 주요한 도구이나 '직면한 문제의 해결'과 직결되지 않은 분석 행위와 데이터 탐색은 그저 지적 유희에 불과하다.(언젠간 도움 될 수 있겠지만)
결국 내 조직이 풀고자 하는 문제와 나의 분석 행위가 일치해야 한다는 건데 이러한 일치는 단순히 방향의 일치뿐만 아니라 속도의 일치도 포함한다.
즉, DA로서의 분석이 조직의 문제 해결에 가치롭기 위해선 아래 요건의 충족이 필요하다.
1. 조직이 풀고자 하는 문제와 일치해야 하며
2. 조직이 원하는 시점에 제공되어야 한다.
너무 당연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1번에 해당하는 조직의 목적조차 명확히 모르는 DA들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혹시나 이 글을 보고 있는 DA가 있다면, 내가 속한 회사와 팀의 KR이 무엇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가 무슨 제품으로 얼마만큼의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얘기해 보면 내가 정말 1번 요건을 제대로 충족하고 있는지 의심될 것이다.
그렇다. 모든 분석의 시작은 "뭘 해결하고자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그리고 우리는 DA이므로 이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를 나누고 쪼개어 정량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리텐션을 높이기 위한 과제를 풀고 있는 조직에서 Python으로 추천 시스템을 구현하거나 자연어 처리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하는 행위는 조직 그 어느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다. 비즈니스 현장은 당신이 학원에서 배운 조잡한 ML 스킬을 펼쳐 보이는 학예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