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삶∞나 우주로!

Pre-Show

by 왕영호





지구를 여행하는

외계인을 위한 안내서






본문 Ⅰ- 1/9





떨어질 결심

♬ Opening Theme - Star Wars : A New Hope





백척간두와 절체절명의 위기가 천재일우의 기회가 될 수 있듯 모두가 부러워하는 성공과 지위가 일생일대 위기일 수도 있다. 2008년도의 내가 그랬다. 한 인터뷰에서 기자가 이 질문을 던진 순간 거짓말처럼 내 인생 최대 위기가 시작됐다. “아니 어떻게 요즘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들은 다 하고 계세요?”



사실 누구라도 궁금할 만했다. 럭셔리 리조트를 집처럼 드나드는 여행 작가, 유료 여행 정보 웹사이트와 커뮤니티 운영자, 신혼여행 컨설팅 회사와 홍대 앞 여행 카페 등 온갖 폼 나는 일들을 다 하고 있었으니까. 당시엔 어쩌다 보니, 하고 웃으며 지나갔지만 그 질문이 만든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혹시 나와 내 삶이 다른 사람에게 부러움을 살 것, 타인을 향한 인정욕과 권력욕에 맞춰진 건 아닐까? 꼬리를 무는 생각 끝에 이런 의심을 하게 됐고 앞만 보며 달려가던 내 인생은 혼란에 빠졌다. 왜냐하면 나는 스스로의 판단과 가치 기준에 따라서 독창적 삶을 살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 * *




그러면 타인의 욕망과 타자로의 욕망을 배제한, 세상 하나 뿐인 나만의 고유 욕망은 무엇일까? 내 고유성을 만들고 지키면서 타자와 세상까지 품을 수 있는, 지속 가능하고 공감과 확장 모두 가능한 세계는 어떤 것일까? 그렇게 내 시선은 눈부신 세상을 벗어나 삶과 존재의 블랙홀을 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지금껏 이룬 모든 것과 모두가 탐내는 지위를 뒤로 하고 진짜 나를 찾고 진짜 삶을 사는 새로운 인생 여정을 시작할 것을 결심했다. 모르고 있었다면 모를까, 내 삶과 존재가 상당 부분 가짜라는 것을 안 이상, 진짜가 되는 길에 호기심을 갖게 된 이상,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나는 뭔가 깨달으면 바로 삶을 바꾼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건 과거 삶과 존재를 통제 못해 많은 죄를 저질렀기 때문이고, 그때 이미 인생을 포기해서 아깝고 무서운 게 없어진 덕분이다. 가는 길이 지옥이고 그 끝이 죽음이라도 운명이라 생각하고 길을 떠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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