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거진 ] G 아카이브
하단의 글은 한국의 유명 중견 영화감독에게 보낸 프로포절입니다.
제 작품의 연출을 맡아달라 제안했었죠. 과연 감독은 선임 제안을 수락했을까요?
000 처리한 감독 이름을 맞혀 보시겠습니까?
맞추신다면 귀하의 통찰력은 상위 1% 눈치만랩 어나더레벨임은 분명하고, 뇌의 뉴런과 시냅스 또한 오늘 컨디션 완전 쾌청입니다.
내 작품 단독강화 연출에 왜 하필 000 감독을 생각하냐 물으면 내 대답은 명료하다. 000이니까. 여기에 더 이상 무슨 구태의연한 수사가 필요할까?
스타일리시한 영상이 필요한 작품을 스타일리스트 감독이 맡아주는 건 당연하지 않나.
000는 천재다. 천재는 요절이 숙명이라지만 그는 죽지도 않는다. 오히려 견고해진다. 얼마나 가슴에 사무치고 맺힌 게 절절하면 죽지도 못할까.
지난 세월 벽 보고 도 닦았을 000의 절치부심과 단기필마의 각오가 난 무섭다.
그의 무서움은 인고의 연륜과 내공 그리고 회한의 압축이라 본다. 압축에 압축이 계속되면 사물은 물리적으로 반드시 폭발한다. 압력밥솥만 터지는 게 아니다.
작은 불씨 하나만 당겨줘도 문제적 인간 시한폭탄 000는 빅뱅처럼 대 폭발하게 되어 있다. 이게 물리고 그걸 선용하는 게 바로 프로듀싱이다.
그를 하루라도 빨리 어서 제도권 안으로 데려와야 한다. 멱살을 잡고서라도 말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그가 앞으로 필생의 역작을 찍고자 한들 생물학적 한계가 있다.
기회는 안주다 나중에 고작 회고전이나 열 텐가?
000와 비슷한 나이의 팀버튼이 영화는 물론 전람회까지 왕성하게 열고, 지금의 그보다 젊었을 나이의 구로자와가 가케무샤를 열정적으로 연출하던 비교치에서..
한국의 문제적 감독 000는 겨우 단편영화나 찍고 있다.
이게 말이 된다고 보나? 한국은 늘 그래 왔듯이 가뭄에 콩 나듯 핀 천재를 기어코 또 박제화 시키고 있다. 부끄러운 줄 모르는 한국 영화 영상업계의 부채이자 책무다. 그 대가가 최근 폭망 중인 한국 영화 아우성의 근원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영상을 ‘발명’ 할 줄 안다는 건 영화감독으로서 독보적 범주다.
이걸 할 수 있는 감독이 000 외에 또 누가 있는지 추천해주면 좋겠다. 이제 그만 000 좀 대체하자. 주구장창 000일 순 없지 않은가. 그런데 새내기, 신진, 중견, 노장,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적어도 아직까진 머리카락도 안 보인다.
영화의 서사야 밤새워 일기만 쓸 줄 알아도 대충 흉내는 낼 수 있다. 사회비판이라던가, 철학이니 뭐니 저 혼자 의식과잉에 빠지는 것도 쉽다. 그러나 영상의 발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미조구치의 유장함, 오즈의 다다미샷, 왕가위의 스탭 프린팅, 장예모의 컬러, 잭 스나이더와 가이 리치의 파워풀한 영상은 새로운 영화언어와 영상미학에 목말랐기에 가능했던 집요한 발명이었다.
내가 과문해서인지 몰라도 박찬욱과 봉준호 영화를 누가 오마주 했다는 얘기를 못 들어 봤다. 오마주는 커녕 표절했다는 소리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 발명임에야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데 000은 90년대 한국의 전 근대적 제작 환경 속에서, 독고다이 곤조와 안되면 되게 하라는 정신으로 당시 한국영화가 언감생심 하던 헐리웃을 뚫었다.
아직 대기업 자본이 한국 영상산업을 장악하기 전 간을 보던 때라, 그 시절 충무로는 000 덕분에 덩달아 개천에서 용 났었다. 지금이야 상전벽해로 세상 좋아졌다지만 그때는 그랬다.
그랬던 000에게 흥행 애버리지가 변변치 않고 한 시기 삽질 좀 했다고 이러면 안 된다. 본의 아니게 시대를 앞서 간 건 죄가 아니다. 그랜드슬램 정도 치려면 삼진도 몇 번쯤 당해야 하지 않겠나.
긴 세월을 넘어서까지 부단히 지속되어 온 주목과 존중에는 다 필연적 이유가 있다. 그걸 압축의 임계점이라 하자. 그게 바로 분출 직전의 ‘000 리즘’의 폭발 조짐이라 나는 본다.
단언컨대 2026 한국 영화/영상업계는 똑똑히 목도하게 될 것이다.
000의 복귀작은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평론과 흥행 양면에서 세상을 발칵 뒤집는 백투백(랑데부) 홈런을 칠 것이다. 이건 가정이 아닌 현재 진행형이다.
이 비장한 대장정의 발자국에 내 전 재산을 건다. 와이프 몰래 숨겨둔 마카오 계좌도 건다. 버진아일랜드 계좌까지 따블로 건다. 서슴없이 가차없이, 미련의 눈물도 없이.. 아내한테 혼나도 상관없이.
감독 000의 화려하고 통쾌한 귀환을 고대한다. 내 작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