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아저씨는 왜 글로벌 데이터에 빠져 사는가?

바다가 코앞인 게스트하우스 103호실 책상에서

by 달품씨

남해군 남면 월포해수욕장, 내가 운영하는 '달품 게스트하우스'의 객실 문을 열면 청량한 바다 내음이 바람에 묻어온다. 쉬는 날에는 텃밭에서 호미질에 농기계를 돌리고, 손님이 있는 날이면 아침밥을 짓고 이불 빨래를 널며 땀으로 샤워를 한다. 남해 이주 13년 차, 영락없는 시골 아저씨의 삶이다.


하지만 해가 지고 마을에 어둠이 깔리면, 나는 호미 대신 마우스를 잡는다. 웹이 펼쳐진 모니터 속에는 남해 바다보다 더 넓고 깊은, 인간들이 일구어 놓은 '데이터의 바다'가 펼쳐진다.


서울 사는 친구가 물었다. "물 맑고 공기 좋은 데서 뭐 하러 데이터를 파고 사냐. 골치 아프게."


내 대답은 단순했다. "어쩌면 지역 문제를 우리 지역민이 직접 풀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시골 농촌의 고령화, 인구감소, 일자리 부족, 귀농인과 원주민의 갈등... 켜켜이 쌓인 이 난제들은 늘 정해진 답을 내놓는 외부 용역 회사의 보고서나, 막연한 '경험'만으로 수술용 메스를 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대신 유튜브 댓글을 크롤링하고,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의 인과관계를 분석하며 글로벌 뉴스에 관심을 가진다. '온톨로지(Ontology)'라는 다초점 렌즈로 들여다본 로컬은, 우리가 꿈꾸는 낭만적인 시골의 모습 뒤에 서글프고 지쳐가는 얼굴로 쇠락해 가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곳 브런치에 남기려는 기록들은 그 끈질긴 분석의 결과물이다. 흙냄새 폴폴 나는 현장의 이야기와 냉정한 데이터가 만나는 지점. 그곳에서 건져 올린 '로컬엑스(Local X)'만의 새로운 인사이트를 공유하려 한다.


남해라는 가장 정적인 곳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