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주가 하락'과 '달러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는 '엔 캐리 청산'의 경고음이 시장을 강타했습니다. 그렇다면 금요일이었던 어제 시장은 이 공포에서 벗어났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장은 안정을 찾은 것이 아니라 '셧다운 타결 희망'이라는 또 다른 변수가 끼어들면서 더욱 복잡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어제 시장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기묘한 분열이 감지됩니다. S&P 500과 다우 지수는 셧다운 협상 타결 기대감에 힘입어 소폭 반등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엔 캐리 청산'의 핵심이었던 자산들의 움직임은 정반대였습니다.
캐리 트레이드의 '수익 자산' 역할을 하던 AI 기술주들은 여전히 매도 압력에 시달렸고, 나스닥 지수는 홀로 하락 마감했습니다. 동시에 캐리 트레이드의 '펀딩 통화'였던 엔화와 유로화는 강세를 이어가며 달러 인덱스를 100선 아래로 눌러 내렸죠. 즉, '엔 캐리 청산'의 흐름은 멈추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마치 배(시장)의 한쪽에서는 '엔진(기술주)'이 멈추고 '배수구(캐리 청산)'가 열려 물이 차오르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곧 구조선(셧다운 타결)이 올 거야!"라는 희망 하나만으로 버티고 있는 위태로운 형국과 같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어제 발표된 경제 지표들은 이 배의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함을 보여주었습니다. 11월 소비자 심리 지수는 사상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얼어붙었고, 중국의 10월 대미 수출은 25%나 급감하며 무역 갈등의 고통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결국 어제의 소폭 반등은 '축축한 반등(soggy rebound)'에 불과했습니다. 3대 지수 모두 4주 만에 첫 주간 하락으로 마감했다는 사실이 시장의 진짜 심리를 보여줍니다. 투자자들은 '엔 캐리 청산'이라는 구조적 위험과 '셧다운'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 그리고 '경기 둔화'라는 펀더멘털 악화라는 삼중고 앞에서 방향을 잃은 채, 위태로운 주말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