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금리를 더 빨리 내려야 한다는 아우성이 빗발칩니다. 하지만 지금 연준은 K자형 양극화라는 덫에 걸려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는 거북이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답답한 상황을 타개할 진짜 해결사는 없는 걸까요? 경제학의 오랜 역사는 그 답이 중앙은행이 아닌, 정부에게 있다고 말합니다.
역사의 거울을 들여다보면, 극심한 양극화는 언제나 정부의 과감한 재정 정책과 구조 개혁으로 해결되었습니다. 대공황 시절 루스벨트 대통령은 단순히 돈을 푸는 게 아니라 뉴딜 정책을 통해 정부가 직접 일자리를 만들고 노동자의 권리를 강화했죠. 1950년대 황금기에는 90%에 달하는 최고세율로 부를 재분배하고, 제대 군인 지원법을 통해 참전 용사들에게 교육과 주거의 사다리를 놓아주었습니다. 즉, 금리라는 무딘 칼이 아니라 세금과 예산이라는 정교한 수술칼로 경제의 체질을 바꾼 것입니다.
그렇다면 2025년의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지금의 상황은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고 암울합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부자 증세와 학자금 탕감으로 재분배를 시도했지만 의회와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의 OBBBA 법안은 감세와 규제 완화로 성장을 꾀하지만, 저소득층 복지 예산을 삭감하여 오히려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죠.
무엇보다 정부의 손발을 가장 강력하게 묶고 있는 것은 바로 국가 부채라는 거대한 족쇄입니다. 미국의 국가 부채는 GDP의 99%에 육박하며, 이자 비용만 연간 1,000조 원에 달합니다. 이는 과거 뉴딜 정책처럼 정부가 마음껏 돈을 써서 하단을 끌어올릴 여력이 사실상 없음을 의미합니다.
결국 우리는 통화정책의 한계와 재정정책의 족쇄 사이에 끼어있는 셈입니다. 연준만 바라보지 마십시오. 진짜 해결사는 정부지만, 그 해결사조차 지금은 빚더미에 앉아 옴짝달싹 못 하고 있습니다. K자형 양극화라는 이 지독한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단순히 돈을 푸는 것을 넘어 경제의 규칙 자체를 바꾸는 더 근본적이고 고통스러운 개혁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