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시장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경제가 침체 없이 연착륙하는 동시에 연준은 곧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가장 이상적인 ‘골디락스’ 시나리오에 모든 것을 베팅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불과 지난주 중반까지만 해도 시장은 9월 금리 인하를 거의 100% 확신하는 듯 보였으니까요. QCEW 고용 지표 쇼크로 경기 둔화의 증거가 나왔고, 생산자 물가마저 하락하며 “이제 금리 인하를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믿음이 팽배했습니다.
하지만 그 달콤한 꿈은 주 후반 발표된 소비자 물가지수(CPI) 앞에서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예상보다 끈적한 물가는 시장에 냉정한 현실을 일깨워주었죠. 우리가 계속 이야기해 왔던 ‘인플레이션이라는 발 빠른 1루 주자’가 아직 아웃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겁니다. 그 결과, 100%에 가까웠던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은 이제 65%라는 애매한 숫자로 내려앉았습니다.
결국 지금 시장은 두 개의 강력한 힘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시작했습니다. 한쪽에서는 ‘경기 둔화’라는 공포가 “이대로 가면 침체가 온다!”라고 외치며 금리 인하 쪽으로 밧줄을 당기고 있습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끈적한 인플레이션’이라는 현실이 “섣불리 금리를 내리면 물가가 다시 폭발한다!”라고 버티며 금리 동결 쪽으로 힘을 주고 있죠.
자, 이제 이번 주 열릴 FOMC에서 시장은 파티의 주최자인 연준의 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과연 연준도 시장과 같은 꿈을 꾸고 있을까요? 아니면, 시끄러운 음악 소리 너머로 아직 끝나지 않은 문제들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시장이 보고 있는 것은 분명 희망적입니다. 둔화되는 고용과 안정세를 찾아가는 물가 지표들은 연준이 이제 긴축의 고삐를 늦출 때가 되었다는 신호로 읽히기에 충분했죠. 하지만 연준, 특히 파월 의장이 보고 있는 현실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그들은 헤드라인 숫자 너머, 인플레이션의 가장 끈적하고 고질적인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에 따르면, 8월 근원 CPI는 여전히 3.6%로 연준의 목표치(2%)를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특히 연준이 ‘진짜 인플레이션’의 척도로 삼는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슈퍼코어 인플레이션)’는 4.1%라는,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죠. 이것이 바로 연준이 아직 승리를 선언하지 못하는 이유이자,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금리 인하를 지지하려면 몇 달간 더 좋은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라고 신중론을 펴는 근거일 텐데요.
결국 지금 시장과 연준은 같은 경제를 보면서도 서로 다른 곳에 밑줄을 긋고 있는 셈입니다. 시장은 ‘고용 둔화’라는 단어에 형광펜을 칠하며 금리 인하의 명분을 찾고 있지만, 연준은 ‘슈퍼코어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에 빨간 동그라미를 치며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죠.
정리해 보죠. 시장은 금리 인하라는 달콤한 꿈에 한껏 부풀어 있지만, 연준의 현실 인식은 훨씬 더 냉정하고 신중해 보입니다. 월스트리트의 주요 전문가들마저 ‘매파적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이유죠. 과연 파월 의장은 시장의 꿈을 인정해 줄까요, 아니면 끈적한 인플레이션이라는 냉정한 현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줄까요? 이번 주, 시장은 그 답을 듣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