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좋은 소식도, 나쁜 소식도 모두 좋은 소식'이라며 환호하는, 그야말로 완벽한 파티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경제가 강하면 기업 실적이 좋아서 오르고, 경제가 약하면 연준이 금리를 내려줄 것이기에 오른다는, 마치 지지 않는 게임과도 같았죠. 하지만 화요일, 이 화려했던 파티의 음악이 갑자기 멈춰 섰습니다.
파티를 멈추게 한 것은 두 가지 현실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예상보다 차갑게 식어버린 9월 소비자 심리 지표였습니다. 단순히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을 넘어, 미래에 대한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오히려 더 높아졌죠. 이는 성장은 둔화되는데 물가는 잡히지 않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가장 껄끄러운 시나리오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두 번째는 바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신중한 발언이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 위험은 위쪽으로, 고용 위험은 아래쪽으로 향하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준이 처한 딜레마를 인정했습니다. 시장의 기대처럼 무조건적인 금리 인하로 시장을 구해주기보다는, 인플레이션이라는 과제를 먼저 끝내야 한다는 단호함이 엿보였죠. 시장을 떠받치던 '연준 풋'이라는 안전망이 생각보다 훨씬 더 아래에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깨닫게 된 순간입니다.
시장은 즉시 반응했습니다. 그동안 랠리를 이끌었던 엔비디아와 같은 기술주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그 돈은 부동산이나 헬스케어 같은 경기 방어주로 이동했습니다. 마치 파티장에서 가장 화려한 칵테일 대신, 가장 안전한 생수를 찾는 모습과도 같았죠.
하지만 이날 시장이 보낸 가장 의미심장한 신호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바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금(Gold) 가격입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매파적이었다면, 이론적으로 달러는 강해지고 금은 약해져야 합니다. 하지만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죠. 이는 시장이 파월 의장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일종의 '불신임 투표'를 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시장은 연준이 딜레마 속에서 결국 정책적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 즉 너무 긴축을 오래 하다 경기를 침체에 빠뜨리거나, 혹은 인플레이션 통제에 실패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베팅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난주의 뜨거운 축제는 정말 한여름 밤의 꿈처럼 끝난 것일까요? 시장은 이제부터 '나쁜 소식은 정말 나쁜 소식'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해야 하는 걸까요? 금(金)의 소리 없는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시간이 된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