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주식 시장은 환호하는 것이 당연한데, 왜 제롬 파월 의장은 바로 그 주식 시장을 향해 "상당히 고평가 되어 있다"는 이례적인 경고를 보냈을까요? 마치 운전자가 액셀을 밟으면서 동시에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기는 듯한 이 모순적인 행동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 답은 중앙은행의 숨겨진 세 번째 책무, 바로 '금융 안정'에 있습니다. 중앙은행이라는 운전자는 주로 속도계(성장/고용)와 엔진 온도계(물가)를 보며 운전하지만, 진짜 베테랑 운전자는 '타이어 공기압(금융 안정)'도 수시로 확인합니다. 지금 파월이라는 운전자는 속도와 온도는 어느 정도 관리되고 있지만, 타이어 공기압이 너무 높아(자산 가격 과열) 이대로 과속하다가는 타이어가 터져(금융 시스템 붕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죠.
이러한 걱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우리는 역사의 거울 속에서 비슷한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바로 2000년 닷컴버블 당시, 앨런 그린스펀이라는 베테랑 운전자 역시 과열된 주식 시장이라는 '타이어'를 주목했습니다. 그는 당시 "주식 자산이 1달러 늘면, 소비가 3~4센트 증가한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며, 주가 상승이 결국 인플레이션이라는 엔진 과열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죠. 그리고 불과 두 달 뒤, 그는 과감하게 50bp 금리 인상이라는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파월 의장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 위험은 위쪽으로, 고용 위험은 아래쪽으로 향하는 어려운 상황(a challenging situation)"이라며, 엔진 과열과 경기 둔화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금융 안정'이라는 변수까지 추가되었으니, 그의 운전은 훨씬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시장은 이제 연준의 금리 인하라는 '선물'을 받기 위해, 스스로 '자산 가격 안정'이라는 숙제를 먼저 해야 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운전자가 타이어 공기압을 걱정하기 시작한 이상, 조수석에 앉은 우리는 마냥 환호하며 과속을 즐길 수만은 없게 된 듯합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단순히 '연준이 금리를 언제, 얼마나 내릴까?'에서 '과연 주식 시장은 연준이 마음 편히 금리를 내릴 수 있을 만큼 진정될 수 있을까?'라는 더 복잡한 질문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