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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 Jan 15. 2024

흉터는 삶의 원동력이다

마음의 상처로 남겨진 흉터는 기개를 가지고 의지 충전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앗 뜨거워. 아파요. 뜨거운 물이 손을 덮쳤어요."

그녀는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평소 부주의해서 다치는 일이 많다.  끓인 물을 컵에 따르다가 손에 뜨거운 물이 덮치게 되었다. 얼른 찬물에 열을 식히고 다시 보니 하얀 손이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갛게 변했다. 약해진 피부 위로 수포가 올라왔다. 화상 연고를 바르고는 병원으로 부리나케 향했다. 며칠간 소독을 하러 병원을 다니게 되었다. 혹시 흉터가 남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정성스럽게 관리해 준 덕분에 상처는 빨리 회복되어 가고 있다.  마음의 병도 피부의 상처처럼 흉터를 남기지 않고 회복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는 다리에 작은 흉터가 있다. 몸이 건강하지 않을 때가 있었다. 피곤하거나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피부가 가려워지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다리에 손이 간다. 피가 나는 줄도 모르고 밤에 자다가도 손은 다리로 향해 긁고 있었다. 그렇게 점차 다리에는 상처가 반복되면서 흉터로 변했다. 다리의 흉터를 볼 때마다 음식을 절제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신체적 흉터는 내가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의 흉터는 오래가고 지울 수가 없다. 가족을 잃고 살아오면서 마음의 상처들은 큰 흉터로 자리하고 있었다. 내 마음속에 있는 흉터인데 신체적으로 눈에 보이는 흉터보다 더 힘들고 질기게 나를 따라다녔다. 

어쩌면 그 순간들 덕분에 나를 더 사랑하고 마음을 돌보게 되었다. 내 삶을 흔들리게 하지 않고 싶었다. 아니 내 삶을 지배당하지 않게 승화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부단한 노력 덕분에 조금씩 바뀌게 되었다. 

이제는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마음의 흉터는 삶을 지배하기보다는 내가 살아가는데 오아시스가 되어준다.

발산개세라는 말이 있다. 산을 뽑고 세상을 덮을 만한 기상이라는 뜻으로 아주 뛰어난 기운 또는 놀라운 기상이다.

마음의 상처로 남겨진 흉터는 기개를 가지고 의지 충전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살아가면서 많은 상처가 있다. 내 의지대로 살아가지 않을 때가 있다. 다른 사람의 부주의로 아니면 나의 실수로도 상처가 나기도 한다. 그러면서 흉터가 생긴다. 신체적으로 생기는 흉터는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익숙해지기도 하고 의술로도 흔적을 없앨 수도 있다. 물론 잠깐의 아픔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로 남겨진 흉터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고 삶을 힘들게 하거나 또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서 다를 것이다.

흉터이지만 상처로 남겨지지 않게 하기 위해 내게 일어난 불편한 상황들은 흘려보내고 있다. 그것이 흉터로 남겨지더라도 상처가 되지 않게 서서히 보내고 있다. 담담히 흘려보내고 거기에 머물지 않고 딛고 일어나게 하고 싶다.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겨냈는지가 중요하다. 사람마다 작은 상처든 큰 상처든 아픈 것은 같다. 자신에게 주어진 상처는 내가 어떻게 바라보고 대하는지에 따라서 나에게 나가오는 것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불현듯 떠오르는 마음의 상처는 아름답게 내 삶을 살아가는데 선물로 받아들인다. 

평생을 시설에서 살아가는 그녀들의 마음의 병은 흉터가 어떻게 하면 삶의 선물이 되게 할 수 있을까? 

나에 흉터란 무엇인가?

흉터란 '삶의 원동력' 이다 (미라클)

흉터란 '부주의' 이다 (신사임당)

흉터란 '떼려야 뗄 수 없으며 함께 해야 하는 것' 이다(거북이)

흉터란 '아픈 선물' 이다 (사피엔스)

흉터란 '기억' 이다 (랑여데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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