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기

by Bellhoon

겨울이 오기 전

잔디는

각자의 방향을 접고

사각사각 마른 몸을

서로의 어깨에 기대고 엉켜

땅 위에 눕는다


바람이 지나갈 자리는 비우고

서로의 손과 어깨를

솜처럼 뭉쳐 감싼다

작은 틈도 남기기 않는다


지구 건너편

남극 펭귄들의 허들링

본적도 배운적도 없지만

북반구의 잔디들은

그들보다 더 촘촘히

어깨를 걸고 겨울을 난다


푸르지 않아도

그들만의 살아있는 방식으로

그들은 함께

겨울을 건넌다




이전 05화비애(悲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