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기 전
잔디는
각자의 방향을 접고
사각사각 마른 몸을
서로의 어깨에 기대고 엉켜
땅 위에 눕는다
바람이 지나갈 자리는 비우고
서로의 손과 어깨를
솜처럼 뭉쳐 감싼다
작은 틈도 남기기 않는다
지구 건너편
남극 펭귄들의 허들링
본적도 배운적도 없지만
북반구의 잔디들은
그들보다 더 촘촘히
어깨를 걸고 겨울을 난다
푸르지 않아도
그들만의 살아있는 방식으로
그들은 함께
겨울을 건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