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모든것은 제자리로 돌아간다~

by Bellhoon

꽃들은 번지듯 세상을 물들이고

새들도 더불어 종종 바빠지면

봄이 온다

그러면, 삭풍 무섭던 지난 일들은 기억이 된다


잎과 꽃이 서로의 순서를 정해 세상의 빛이 되고

굳었던 흙들이 서로의 손을 놓으면

봄이 온다

그러면, 은박담요에 몸을 감고 견뎠던 겨울밤은 역사가 된다


겨울이 두려운 것은 겨울이기만 할 것 같은 어둠 때문이다

이 방이 두려운 것은 사면의 벽이 아닌 생각의 벽 때문이다


광장의 겨울은 춥고 외로우나 함성으로 체온을 높이고,

어묵국물이 갈증을 씻어낸다


봄이 오면 모두들 돌아가리라

꽃과 새는 숲 속으로

나무와 강물은 자연으로

용접봉 대신 응원봉을 들었던 상현이 형도 공장으로


모두들 제자리로 돌아가는 거다



12.3 내란사태를 겪고 우리는 여의도에서 광화문에서 우리의 봄을 만들려 했다.

그럴수록 80-90년대의 초반으로 돌아간 듯한 답답함과 두려움이 엄습했다.

일상은 멈추었다.


매캐한 지랄탄과 최루탄의 연기가 온몸을 감싸는 듯한 싸늘함.

청자켓과 곤봉을 들고 우리를 쫒던 백골단의 공포.


답답함을 넘어선 분노.


올 것 같지 않았던 민주정부가 수립된 것처럼

우리의 일상도 다시 돌아갈 것이다. 잠시 흔들림이 있다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