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4.12.14 여의도 공원에서
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고
우리는 그들을 쓸어버린다
차오르는 굴욕과 분노
함성과 노래의 뭉치로 굴리고 굴리어
깨지지 않는 바위를 만든다
어떤 이에게는 치떨리는 기억과 오욕이
절규가 되고
어떤 이에게는 '다시 만난 세계'의 즐거운 외침이 되기도 한다
어떤 이에게는
분노와 떨림이 승리의 춤사위로 바뀌게 되고
어떤 이에게는
형형의 응원봉이 만드는 무지개 세상이 된다
어떤 독재자가 쿠데타 숫자를 붙여 군대를 사열하며 함껏 권력에 취했던 곳에서
어떤 독재자는 밑도 끝도 없는 '국풍(國風)'을 소리치던 곳에서
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악을 쓸어버린다
여의도 공원은 어릴 적 여의도 광장이라 불렸다. 국군의 날이면 그곳에선 군인들이 열병식이 열렸고,수많은 반공행사가 열렸던 기억이 있다.
꼬맹이 시절 집 앞 대학교에 장갑차가 서있었던 기억이 선명한데, 얼마 지나지 않아 여의도 광장에선 '국풍 81'이라는 행사가 열리고 며칠 동안 방송사는 생중계를 했다.
그때 상을 받은 이용의 '바람이려오'는 길거리마다 울려 퍼졌다.
그곳에서 나는, 우리는 탄핵을 외쳤다. 민주를 외쳤다. 그리고 승리했고 우리는 부둥켜안았다.
대학시절 시위가 끝나면 승리보다는 짙게 드리우는 패배감이 많았었다.
그리나 오늘 우리는 승리했다.
그들을 쓸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