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할 자격

육성회비 봉투를 기억하며-

by Bellhoon

-국민은 세금을 내야 국민의 자격이 있는 거다

-학생은 육성회비를 내야 공부할 자격이 있는 거다

-자신이 내야 할 것을 내지 않는 것은 나쁜 거다


교실 밖으로 쫓겨나며 들었던 그 소리가 선명하다

그 소리에 무능한 부모는 나쁜 사람이 되고

어린 범죄가가 된 듯한 당혹스러움

반백의 나이에도 아직 아픈 것은 무엇 때문일까


까까머리 사춘기에도 비슷한 소리를 듣는다

교무실은 취조실로 바뀌고

너무너무 나를 사랑하던 담임샘은

나의 꿈과는 상관없이 나의 꿈을 설계한다

은행원은 어때, 기술자는 어때

나는 눈물을 흘린다 무엇 때문일까


움켜쥔 짱돌의 향함은 독재정권만은 아니었다

가난, 억눌림, 숙인고개, 힘없는 어깨, 이것들을 만든 무엇에 대해

비웃음과 나를 미리 규정했던 무엇에 대해 돌팔매 하였으리라


반백을 넘긴 나는 물으려 한다

교실에서 내쫓던, 복도에도 서있지 못하게 했던 그에게

나의 꿈을 재단하여 산업역군 만들려 했던 그에게


선생은 어떤 자격이 있어야 합니까?



서울의 빈민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나는 가난보다 더 아픈 기억이 있다. 반장선거에 나가도 우리 반을 위해 더 노력해 줄 수 있는 (물질적으로) 친구에게 양보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친절한 안내를 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말한다. "꿈꾸는 만큼 노력한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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