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동 언덕

by Bellhoon

우리는 늘 서툴고, 엇나고

삶은 비루해졌다

나의 기도는 절묘하게 빗나기만 했다

중턱에 있는 너에게 가기 위해선 맨꼭대기를 에둘러야 하고

다시 내려와야 했다

그래야 닿을 수 있는 그런 곳에 너는 있다


너를 향한 마음은 받침을 채우지 못한 글자처럼

어지럽고, 부족했고, 전달되지 못했고, 왜곡되었다

우연은 필연적으로 거짓이 되고

순교자의 눈빛으로 바라본 하늘은

쨍하기만 하다 거짓말처럼


모욕으로만 남은 기억은

바람만 가득 채워진 인디언 기우제가 되고

슬기롭게 왜곡하고, 잔인하게 지우고

더 서럽게 더 비굴하게

거짓말 같은 평온을 남긴다


모래뭍에 매몰되는 악몽을 꾼다

헤어 나오려 애쓸수록 더 빠져드는 카오스

다시 만날 수 없기에

좋은 기억으로 편집하려 애쓰는 모습이

그 언덕길처럼 숨차고 고단하다


궤도를 어긋나 질주하다 멈춰버린

시린 추억은, 아픈 사랑은

녹슨 철탑 위 빛바랜 십자가처럼

소리없이 스러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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