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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 앤 줄리아 - 요리의 즐거움

by 분홍소금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도)기쁘고 즐거운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맛있는 것도 많이 드시구요.



영화의 감독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연출한 노라 에프론이고요 메릴 스트립, 에이미 애덤스 주연인 2009년 미국 영화입니다.

영화는 두 실존 인물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하나는 '줄리아 차일드'라는 요리사의 [프랑스 요리의 달인 되는 법] 이란 요리책을 쓰기까지의 이야기이고, 또 하나는 '줄리아 차일드'의 요리책이 발행된 지 50여년의 흐른 뒤 블로거이자 요리사인 '줄리 파웰'이 '줄리아 차일드'의 요리책에 있는 레시피를 따라하며 블로그에 올린 글이 책 [줄리 앤 줄리아]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제6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여우주연상-뮤지컬 코미디 수상(메릴 스트립)과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1949년 프랑스 루앙입니다.

줄리아 차일드는 외교관인 남편 폴과 함께 프랑스에 온 참입니다. 프랑스에 도착한 줄리아는 신이 났습니다. 음식이 맛있고 살 집도 얼마나 넓은지 베르사유 궁전 같다고 할 정도이지요.




2002년 줄리와 에릭 부부도 이사를 왔습니다. 뉴욕 퀸즈로요. 줄리는 이사 온 집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특히 소음이 거슬립니다.

줄리는 공무원입니다. 사무실에는 전화 민원 상담으로 정신없이 바쁩니다. 줄리는 요리를 좋아합니다.


-요리가 왜 좋은지 알아?

직장 일은 예측 불허잖아 무슨 일 생길지 짐작도 못하는데 요리는 확실해서 좋아

초코 설탕 우유 노른자를 섞으면 크림이 되거든 맘이 편해

줄리 파웰은 대학시절 교지 편집장이자 성공 영 순위로 손꼽혔지만 모임에서 잘 나가는 친구들을 보며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줄리는 친구 에너벨이 블로그를 한다는 말을 듣고 남편 에릭에게 블로그 얘기를 하게 됩니다.



-블로그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탈출구야

요리하면서 활력 찾듯이, 근데 블로그에 뭘 써?

-요리에 대해 써

-줄리아 차일드 같은 진짜 요리사도 아닌 걸

-줄리아는 날 때부터 요리사였나?

-진짜 요리를 배울 거면 줄리아 요리책을 마스터하면 돼 그 얘길 써도 되고

줄리아 요리 책을 실습해 가면서 그걸 블로그에 쓸래

그렇게 줄리 파웰은 요리 블로그를 시작합니다.

줄리의 블로그명은 줄리/줄리아 프로젝트이고 도전 과제는 365일 동안 524가지 요리법 익히기입니다.

책은 1961년에 초판 발행된 프랑스 요리의 달인 되는 법, 저자는 시몬 벡, 루이제트 베르톨르 물론 줄리아 차일드이지요.




다시 프랑스의 줄리아 차일드로 돌아갑니다.

줄리아 차일드는 매사에 어쩜 그렇게 낙천적인지 항상 즐겁고 항상 유쾌합니다. 까칠한 프랑스인은 물론이고 프랑스의 어떤 삐딱남도 웃게 만듭니다.

그러니 적응은 문제도 아니지요.

-아무래도 나 프랑스 사람 같아요 틀림없어요.

프랑스인들은 프랑스 요릴 먹네요, 그것도 매일같이 부러워라



그녀는 프랑스에서 뭔가 새로운 일을 찾고 싶어 하는데 마침 남편이 생일 선물로 프랑스 요리 백과사전을 선물합니다.

-요리 학교에 다녀볼까요?

줄리아 차일드는 르꼬르동 불루 요리 학원의 전문 요리사반에 등록을 합니다. 첫 시간에는 양파 썰기도 제대로 못해서 수강생들과 선생님의 따가운 눈총을 받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줄리아가 양파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연습을 합니다. 남편 폴이 따가운 눈을 비비며 한 마디 합니다.

줄리아, 경쟁심이 너무 과한 거 아녀

-날 보는 눈빛을 몰라서 그래요

시간이나 때우러 온 생각 없는 아줌마로 본다고요.

줄리아는 열심입니다. 그래도 열심이 요리의 기쁨보다 앞서지는 않네요.

그녀가 얼마나 요리를 좋아하는지 팬팔 친구에게 쓴 편지에도 잘 나타나 있지요.

-에이비스 난 천국에 있는 기분이야

평생 할 일을 찾아왔는데 드디어 찾았어



줄리아가 요리학교 졸업을 앞두고 파티에서 시몬 벡과 루이제트 베르톨르를 만납니다.

자격증 시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줄리아에게 두 친구는 함께 요리를 가르쳐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하지요.



시몬 벡과 루이제트 베르톨르가 진행하던 요리 책 쓰기에 문제가 생겨 두 사람은 줄리아에게 요리책 쓰기도 같이 하자고 합니다.

줄리아는 기다렸다는 듯 기꺼이 하겠다고 하지요.

줄리아가 그간 두 사람이 쓴 요리책을 훑어 봅니다.



-레시피가 양만 많고 하나같이 지루하네, 실용적이질 않아, 대부분 버리고 다시 써야겠어

펜팔 친구 에이비스의 소개로 미플린사에서 줄리아와 두 친구의 요리책을 출판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듣습니다.





줄리아가 신들린 것처럼 요리를 하는 동안 뉴욕의 줄리도 그만큼 블로그에 열심입니다.

줄리는 요리를 올릴 뿐만 아니라 요리 과정에 얽힌 이야기도 곁들입니다. 그녀는 요리에서 활력을 찾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스토리텔러이기도 하네요.

이런 식입니다.

-도전 22일 째

어젯밤 정신줄을 놓고 월급 절반을 써버렸어요.

지하철 타고 정신 차려 보니

식료품에 고양이 모래, 올리브 오일 가지까지 샀더군요.

딴 건 몰라도 나뭇가지 산 건 정말 실수였죠. 사람들 얼굴 긁고, 전 줄줄 땀 흘리고

살찌는 음식 하느라 운동 안 한 결과였죠.



도전 5주 째

가끔 궁금할 때가 있어요.이 글 읽는 분 계세요?

드디어 댓글 하나가 달렸습니다.

줄리, 어미다, 아직 안 그만뒀니



줄리의 도전이 59일을 경과했습니다.

남은 레시피 437개

2달 간 103개 돌파했습니다.

줄리의 요리 랍스터편의 댓글이 53개에 살롱 닷컴 인기 3위로 올라섰습니다.

-앗싸, 나랑 소통하는 그룹이 있단 애기네



줄리의 요리가 언제나 잘 되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송아지 족발로 젤로를 만들 때는 무려 8번 시도 끝에 성공하지요

-줄리아는 쉬울 거랬는데,이 말이 하고 싶네요 감정은 없어요 줄리아 그건 뻥 이었어요

닭간과 크림치즈로 속을 채운 닭구이를 하려고 다리를 묶다가 떨어뜨리는 바람에 바닥이 난장판이 되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반가운 소식이 줄리를 다시 일으킵니다.



바로 깜짝 놀랄 만한 손님이 오기로 한 것이죠.

손님은 바로 줄리아 요리책을 출판한 편집장 주디스 존스였답니다.

줄리는 손님을 맞기 위해 사무실에 거짓말을 하고 집에 머물며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희망은 낙심으로 변하고 맙니다. 주디스 에게서 방문이 취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롱아일랜드는 멀고 주디스 나이도 있잖아

이번엔 정말로 책 계약을 생각했어. 주디스와 만나 꿈을 이루면

피자리아 위층에서 안 살아도 되니까.



속상한 나머지 폭발하는 줄리에게 남편도 그동안 참아 왔던 말을 합니다.

-사람들 관심이 없어지면 어떻게 살래

걸핏하면 울컥했다고지르는데, 어떤지 알아 생판 남들 위해 글 쓰며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랑 사는 기분이야

인생도 결혼생활도 엉망이야, 집이 즐겁질 않고 끔찍해 졌다고





줄리아 차일드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남편 폴이 다른 곳으로 발령을 받아 파리를 떠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남편이 중국에서의 경력 때문에 메카시가 권력을 잡고 있는 워싱턴까지 불려갑니다.

-에이비스 우린 직접 카프카적 상황를 겪었어

난 폴이 워싱터에 호출 받고 갔을 때 순진하게

미국 정부가 드디어 그이의 중요성을 깨달은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어.



워싱턴에서 3일 동안 취조를 받고 온 폴은 인생이 송두리째 날아간 기분이라고 합니다.

줄리아도 미플린에서 출간하기로 했던 책이 무산되어 허탈하기는 마찬가지였지요.


그 때 펜팔로만 소통하던 에이비스가 줄리아를 만나자고 합니다.

-심카, 격자 무늬 옷을 입은 아줌마야,

-서로 모르는 사이여?

-알지 편질 쓰는데, 세상 뜬 에이비스 남편은 훌륭한 작가였는데 스테인리스 칼에 대한 기사를 쓴 적이 있어

맹점을 낱낱이 파헤쳤지, 그래 난 기사를 읽고 팬레터를 보냈어. 전적으로 공감했거든

에이비스한테 답장이 오고 난 다시 답장하고 그녀가 또 보내고 그게 벌써 8년째야.



에이비스는 미플린의 제안은 잊고 딴 출판사를 알아보자고 합니다.

-싸움은 이제부터야

줄리아 이 책은 걸작이야





줄리의 출판도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편집자 주디스와의 일은 없던 일로 되고 에릭과는 크게 다툽니다.

그때 블로그를 그만두라고 하던 엄마가 전화를 합니다.

-에릭이랑 싸웠어? 블로그 봤다.당장 시작해,

평생 한 번은 시작한 일 끝을 봐야지



줄리는 다시 용기를 냅니다.

드디어 줄리에게 서광이 비칩니다. 줄리의 집에 뉴욕 타임즈의 아만다 해서 기자가 방문을 합니다.



'프랑스 요리 달인을 향한 레이스'

라는 제목으로 줄리의 기사가 뉴욕타임즈에 실렸습니다.

그 때부터 줄리의 집 전화에 불이 납니다. 책을 출판하자는 전화이지요.

'제가 맡고 싶습니다. 연락 주세요, 만납시다, 제안하죠, 전화줘요, 전화줘요...'





줄리아 차일드의 요리책은 어떻게 되었냐고요?

미플린 사에서 출판이 좌절되자 줄리아 부부는 원고를 출판사 이곳저곳에 보냅니다.



-책은 좋다고 썼어

-출간 못한다 잖아요

-출간하기엔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군

-요리책에 쏟은 8년이 무용지물이 됐어요



줄리아의 책은 정말 세상 빛도 못 보게 되는 걸까요?

뉴욕 알프레드 A노프 출판사의 주디스가 에이비스가 추천한 줄리아의 원고를 검토합니다.

그리고 줄리아가 쓴 레시피 대로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 봅니다.

-부르기뇽 지방의 쇠고기 찜이라

응 맛있어라 세상에 ...



줄리아부부는 드디어

알프레드 A 노프 사에서 보낸 속달 우편을 받습니다.



-부인이 보낸 뛰어난 프랑스 요리책을 검토하고 요리해보고 가치를 평가해 본 뒤 독보적인 책이란 판단하에 출판을 결정했습니다.

이 책은 프랑스 요리책의 정석이 될 거라고 선전할 계획입니다.





줄리가 인터뷰를 합니다.

-남편과 음식에 대한 사랑, 삶에 대한 불안 때문이었죠

그러다 인생의 즐거움을 알았고요

저도 이제서야 알 것 같아요

줄리아가 깨닫게 해줬죠



줄리아 부부가 배송된 요리책을 받아 들고 감격하며 영화가 끝납니다.

요리를 배우며 평생 할 일을 찾은 줄리아 차일드

삶의 활력을 주는 요리와 글쓰기를 위해 열정적으로 블로그를 하는 줄리

그녀들의 성공이 감동을 주는 것은 어떤 어려움에도 자신의 길을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인내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끈기와 인내를 가능케한 것은 두 사람의 공통점인 음식과 남편에 대한 사랑이지만요.



폴 차일드는 1994년 92세의 나이로, 줄리아는 2004년 91세의 나이로 사망했고

그녀의 요리책은 49번째 발행에 들어갔습니다.



줄리 파웰의 책, '줄리 앤 줄리아' 는 2005년 출판됐고

책은 영화로 만들어 졌습니다. 줄리는 안타깝게도 Covid-19와 싸운 후 49세이던 2022년 10월 26일 뉴욕 올리브 브리지에 있는 자택에서 심정지로 사망했습니다.



저도 끝인사 할게요

혹시 식사 시간을 앞두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보나빼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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