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고쳐 쓸 수 있을까?

by 이상한힐러



내가 하는 일을 단순하게 표현한다면,

'정신 질환이 있는 범죄자에게 심리평가와 심리치료를 하는 것'이다.


누군가 묻는다.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고 하던데, 치료가 되나요?"

질문의 의도에 따라 답변을 유보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이렇게 대답한다.


"글세요.. 고쳐 쓰는 건 좀 힘들지 않을까요?"


이런 답변을 들은 상대방은 대부분

'그러면 심리치료가 무슨 소용이지?' 하는 표정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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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고쳐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마도 누군가 '자신 원하는 대로' 변하기 바라는 마음 아닐까.


물론, 이 경우는 그 대상이 앞으로 또다시 범죄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일 테지만.


그렇다 해도 누군가를 원하는 대로 바꿔주는 능력 자체가 없을뿐더러,


개인적으로 타인을 누군가 원하는 대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도' 자체가 달갑지 않다.

아마도 그 의도가 최근 자주 사용되는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에 담긴 음흉한 욕망과도 상당 부분 유사해 보이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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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사람은 평생 변할 수 없는 존재인가?


"아니다. 사람은 변화한다."

오히려 변치 않는 사람을 찾는 게 훨씬 어렵지 않을까?


물론, 그 방향성이 중요하겠지만,

우리 주변에도 꾸준히 발전하고 나아지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한다.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찬찬히 돌아보자)


확실히 사람이란 변화하고 성장하는 존재이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명확한 전제 조건이 따르는데,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는

'자발적인 결심'과 '노력'이라는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대가는

일시불이 아닌,

할부로 매번 성실히 꾸준하게 납부해야만

비로소 '삶에 변화'라는 것이 일어난다.

그것도 아주 서서히.


참으로 가성비 떨어지는 과정이다.

그럼에도 이외에 다른 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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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예습과 복습

다이어트는 운동과 식단처럼

세상의 많은 진리가 그러하듯

뻔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일류 헬스 트레이너를 고용하더라도 운동이란 결국 자기 몫이듯


어떤 심리치료 대가나

심리학 할아버지를 모셔온들 답은 정해져 있다.


지금까지 경험상

렇게 어려운 일을 해낸 사람들은 변했다.

아니, 성장했다.

분명 들 자신이 원했던 방향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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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역할은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누군가의 바람처럼 사람을 고쳐 쓰는 것은 힘들 것 같다.

아주 조금 많이.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내가 마주하는 이들이

이전보다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을 먹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지 않을까.


희망의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빛을 보태는 일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