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영광의 시대는..?

by 이상한힐러



"왼손은 거들뿐."

"포기하면 그 순간이 바로 시합 종료예요."

"전반은 버린 거냐?"

"젠장.... 왜 난 그렇게 헛된 시간을...."


그 시절, 수많은 청춘의 마음에 불을 지폈으며,

현재는 레전드로 불리는 스포츠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수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는

지금까지 인터넷 밈으로 회자되는

세대를 넘어 사랑받는 명작이다.


그 많은 명장면 중에서도,

내가 심리치료 프로그램에 자주 활용하는 명장면이 있다.


/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난… 지금입니다!




전국대회 끝판왕 산왕공고와 경기 막바지,

북산은 한계에 다다른다.


모두의 체력과 의지,

승리에 대한 믿음마저

거의 꺾여가 듯한 순간.


허리 부상으로 더 이상 뛸 수 없을 것 같은 강백호가

안감독에게 남긴 강렬한 한마디이자,


사고뭉치 문제아 강백호가

진짜 농구선수로 발돋움하는 순간이었다.


/


그저 풋내기 농구선수의 허세로 치부될 수 있었겠지만,

강백호의 여정을 초반부터 지켜봤던 독자라면

설명하기 힘든 묘한 감동을 느꼈을 장면이다.


과거의 강백호라는 인물은

특별한 목표나 의미도 없이

매일을 흘려보내던 불량배였지만,


농구라는 스포츠를 시작한 이후

그의 삶의 방향은 급격히 달라진다.


폭력과 일탈로 무분별하게 지내왔던 그였지만,

농구를 통해 처음으로 성장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고,

어느덧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성장한다.


타고난 체격과 재능은 동일했음에도,

과거는 폭력을 일삼던 불량배였고,

현재는 팀을 위해 헌신하는 핵심 멤버가 되었다.


아마도 자발적인 노력으로 성장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고,

팀원과 협력하며 연결되는 과정에서

자기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었기에,

스스로 그 당시를 '영광의 시대'로 표현했던 것 아닐까.


/


그렇다면,

과연 농구라는 전환점을 만나기 전과 후의 강백호는

다른 사람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슬램덩크에서 강백호의 성장 과정은

단순 농구 실력 향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과거에도 같은 재능과 잠재력을 품고 있었지만,

단지 그것을 이끌어 낼 '삶의 의미'를

아직 만나지 못했을 뿐.


강백호의 경우는 농구를 통해

자신의 삶에 중요한 의미를 발견했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기여함으로써

그 순간, '영광의 시대'를 마주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수많은 명장면 중에서도

이 장면을 선택한다.


내 앞에 있는 그들 또한,

자기만의 '삶의 의미'를 찾고,

각자의 방식으로 또 다른 '영광의 시대'를

마주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