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삶을짓다 May 24. 2023

책과 유튜브 속에도 답은 없었다

To. 뭔가 시작해보고 싶은 당신에게

오늘은 아이가 낮잠에 잘 들었나요? 어린이 집에는 울지 않고 갔나요? 그렇게 찾아온 단비 같은 자유시간에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나요?


멍하니 누워 넷플릭스로 미뤄두었던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있나요? 유튜브 알고리즘의 흐름대로 이런저런 영상을 보고 있나요? 그 휴식으로 당신의 마음에는 생기가 채워졌나요? 그렇다면 잘하셨어요. 아기가 자는 시간에는 엄마도 생기를 채워야 하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쉬었는데도 쉰 것 같지 않고 무언가 공허한 느낌이 든다면 그 이상의 무언가를 원하는 것일지도 몰라요. 제가 그랬거든요. 책도 읽고, 경제 라디오도 들으며 알차게 보낸 것 같은데 막상 휴식시간이 끝나고 나면 남는 것 없이 공허한 느낌이 들었어요.


왜 그럴까 생각해 봤어요. 저는 육아를 하기 전 까지는 사회에서 내 쓸모를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세상의 즐거움을 소비하기만 하고 있는 거예요. 소비를 통해 재미를 느끼면 좋을 텐데 그럴수록 저는 불안해졌어요.


세상에는 이렇게 멋진 일을 하는 사람들이 가득한데 나는 고작 방구석에서 그들을 부러워하기만 하고 있다니… 하면서요. 그래서 세상에 나를 연결시켜 보기로 했어요. 그 시점부터 저는 인지하고 있지는 못했지만 소비자에서 생산자의 삶으로 삶을 전환하게 된 것 같아요.


제게 SNS는 놀이터였어요. 거의 일기장 수준이었지만 10년이 넘도록 꾸준히 블로그에 글을 써왔고, 업무 때문에 시작하게 된 유튜브 역시 편집에 재미를 붙여서 조금씩 해오고 있었어요.


아이를 데리고 집에 오기 전에는 조리원에서 vlog를 찍었을 정도로 유튜브에 흥미가 있었는데 막상 집에 오니 너무 힘들어서 유튜브는 금방 포기했거든요. 그런데 블로그는 핸드폰으로라도 꾸준히 하게 되더라고요. 주로 우리 모자의 이야기를 올리는 일기성 포스팅뿐이었지만요.


그래서 블로그를 통해 무언가 해보기로 했어요. 첫 번째로 한 일은 네이버 애드포스트를 신청하는 것이었어요. 소액이라도 좋으니 돈을 벌어보고 싶었으니까요. 그리고 블로그에 아기의 기록을 차곡차곡 쌓아가게 돼요. 하루의 대부분을 아기와 함께하니 블로그에 글을 쓸 수 있는 주제 역시 아기 이야기였어요.


일기가 아닌 정보성 포스팅을 그 당시에 처음으로 해보게 되었어요. 1개월 아기 발달사항, 2개월 아기 발달사항 같은 제가 주로 찾아보던 정보를 포스팅으로 발행해 보게 되었어요. 블로그 로직이나 키워드 뽑는 법 따위는 하나도 알지 못했지만 제가 아는 것들을 나누었어요.


그러면서 비슷한 개월수의 아기들이 있는 엄마들과 소통하게 되었고, 제 외로움은 조금 덜 해졌어요. 내가 하는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공감되는 이야기구나! 나만 외로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저와 상황과 처지가 비슷한 블로그 이웃들과 소통하며 알게 되었어요.


그렇게 소통에서 오는 재미와 육아정보 공유 포스팅에 고마움과 응원을 표하는 댓글이 달리는 것으로 충분히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던 어느 날, 협찬 광고 문의를 처음으로 받게 되었어요. 그때의 심정은 “내 힘으로도 할 수 있는 게 있구나!!!!” 싶어서 무척 기뻤어요.


탈모샴푸였는데 산후 탈모가 심해지는 산모들도 타깃에 있었던 거지요. 제 블로그에 육아와 엄마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고 그래서 어떤 검색 키워드가 광고대행사에 걸린 모양이었어요. 제품을 검색해서 상품평을 보니 내가 직접 써보고 포스팅해도 괜찮겠다는 판단이 섰고, 그렇게 블로그로 첫 수익화를 하게 되었어요. (원고료 없는 상품협찬이었지만요…)


그리고 그로부터 2개월이 지난 시점 애드포스트를 시작한 지 6개월여 만에 51,866원이라는 작고 소중한 첫 애드포스트 수입도 얻게 되었지요.


누군가에게는 정말 작은 소액일지라도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어요. 당신도 알다시피 저는 사회와 단절된 것 같은 공포감과 무력감에 시달리고 있었잖아요. 그런데 이 은 수입들은 제가 이 세상에 무언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신호였으니까요.


저는 블로그를 통해서 다시 세상에 접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요. 그래서 저는 육아로 인해 경력단절이 되었다고 느끼는 당신이 SNS를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기회는 SNS를 통해서 찾아오니까요!


오늘 저와 당신의 육아는 조금 더 순탄하기를,

오늘 저와 당신, 우리의 하루는 조금 더 행복하기를 바라요!


그럼 우리, 다음 글에서 또 만나요!

안녕!

작가의 이전글 울고만 있기엔, 내 인생이 너무 아까우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