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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경 Sep 16. 2021

문법, 정말 배워야 할까?

[영어공부루틴 짜기2편] 영어공부의 기본재료와 시간 단축 치트 키

다음 글부터는 자신만의 공부 루틴을 짜는 과정을 Step by Step으로 정리할 예정이다. 한 단계, 한 단계 따라 하기만 한다면 공부 루틴이 '짠!' 나올 수 있도록 상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그 전에, 두 가지 밸런스를 알아야 한다. 

1. 인풋과 아웃풋의 밸런스

https://brunch.co.kr/@1il1bo-english/1

2. 이론과 경험의 밸런스

지난 글에서는 인풋과 아웃풋의 밸런스를, 이번 글에서는 이론과 경험의 밸런스를 다루고 있다.


문법, 정말 배워야 할까? 

나의 답은 '성인 영어 학습자이며 시간을 아끼고 싶다면 배우는 것을 추천!'이다. 문법 공부가 너~~~무 싫어서 피하고 싶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 단,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도 있다.


이론 학습과 경험 학습의 차이

이론 학습은 문법, 어휘, 표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론 학습 예시
문법: 'have, make + 목적어 + 동사원형 = [목적어]가 [동사]하게 하다.'라는 설명을 듣는 것.
어휘: 'have의 뜻 1. 가지다. 소유하다.  2.-으로 되어 있다.'와 같이 한국어 뜻을 파악하는 것.
표현: 'make something up의 뜻 1.-을 이루다.  2.-을 형성하다'와 같이 한국어 뜻을 파악하는 것. 

경험 학습은 인풋(읽기, 듣기)을 통해 맥락 속에서 문법, 어휘, 표현 등을 접하는 것을 말한다. 예문 해석 및 단문, 장문, 대화문 해석 및 듣기로 학습이 이루어진다.


성인 학습자의 경우 영어공부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면 이론 학습과 경험 학습의 혼합을 추천한다. 경험 학습은 언어 습득의 기본재료이며 이론 학습은 시간 단축을 위한 치트 키이다.



'읽기, 듣기'만으로도 언어 습득이 가능하다!

경험 학습은 이해 가능한 인풋 Comprehensible input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해 가능한 인풋'이란 문장 속 모든 단어와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읽기, 듣기 활동을 말한다. 언어학자 스티븐 크라센 Stephen Krashen 박사에 의해 대중에 알려진 개념이다. 그에 따르면 1) 편안한 환경에서 2) 학습자가 자발적으로 읽거나 듣기를 원하며 3) 내용 이해가 가능한 인풋으로 4) 언어를 배우고 있다는 느낌 조차 들지 않는 과정을 통해 언어 습득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푹 빠져서 즐길 수 있는, 이해 가능한 읽을거리를 마냥 읽는 것만으로 언어 습득이 가능하다. 내용 이해만 가능하다면 재미있게 원서를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드라마를 보면서 영어공부가 가능한 것이다. 그는 '언어를 배우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이해 가능한 인풋이다.'라고 말한다.


이 말을 따라 '그럼 재밌는 책 많이 읽고 미드 많이 보기만 하면 되겠네!'라고 생각하며 영어 습득을 시작하면 벽에 부딪힌다. 1) 학습자가 자발적으로 읽거나 듣기를 원하며  2) 내용 이해가 가능한 인풋(읽을거리, 들을 거리)을 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성인 학습자가 흥미를 느낄만한 대부분의 자료들은 이미 상당한 실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흔히 접하는 원서, 뉴스, 미드, 영화를 영어 자체로 읽고 들으며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이미 상당한 영어 실력을 갖춘 셈이다.


그래서 그의 이론에 나의 티칭 경험과 영어 및 독일어 습득 경험을 토대로 개인적 의견을 추가하고자 한다. 적어도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여 영어를 배우는 학생들에 한해서는 이론 학습(문법, 어휘, 표현에 대한 공부)을 경험 학습과 병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성인 영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는 문법, 어휘, 표현을 의도적으로 배우는 이론 학습을 '시간 단축 치트키'라고 부른다. 이해 가능한 인풋의 중요성 또한 동의하는 한편, 이에 약간의 이론 학습을 더하면 보다 빠른 언어 습득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자연스러운 언어(모국어) 습득 과정, 이해 가능한 인풋

1) 습득 중인 언어에 대한 노출  2) 일정 패턴(반복되는 문장 구조, 어휘 등) 파악  3) 말하기

우리의 뇌는 인풋 속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파악한다. 겉보기에는 산발적으로 사용되는 문장, 어휘, 표현을 접하며 그 속에 숨은 규칙을 알아내는 것이다. 이렇게 알아낸 규칙(문법)과 어휘 및 표현을 조합하여 문장을 만들며 말하기로 이어진다. 양질의 인풋이 충분히 이어져 데이터가 많이 쌓일수록 때 말하기의 정확도는 올라간다. 모국어를 배우면서 우리는 모두 이 과정 거쳤다.


이해 가능한 내용이라면 마냥 읽고, 듣기만 해도 언어가 느는 이유이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대로 성인 학습자가 흥미를 느끼는 동시에 이해 가능한 자료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게다가, 한국인은 목적의 민족. 평소에 읽고 듣는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면 목적 없이 재미에 취해 마냥 읽고, 듣는 것을 지속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론으로 배운 표현을 인풋 활동 중 찾아보도록 하며, 이론 학습은 읽기와 듣기에 목적을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소정의 목적을 달성하는 경험은 공부를 지속하는 동력이 된다. 



시간 단축 치트키: 이론 학습

성인인 영어 학습자라면 시간 단축 치트키를 활용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모국어를 활용하는 것이다. 문법, 어휘, 표현에 대한 설명을 듣는 이론 학습한 후 경험 학습을 하는 것이다.


성인 학습자가 가진 무기, 모국어를 활용한 의식적 인풋 

1) 문법, 어휘, 표현에 대한 설명 듣기  2) 인풋을 통한 충분한 실사용 예시 수집  3) 말하기

이 방법은 인풋 전, 특정 문법, 어휘 및 표현을 한국어 설명을 통해 가볍게 익힌 후 인풋 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다음, 인풋을 통해 설명으로 이해한 문법과 어휘, 표현이 맥락 속에서 사용된 예시를 수집하며 용법을 익힌다. 이 경험이 충분히 쌓이면 말하기로 이어진다. 이론 학습을 병행하여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은 책을 읽을 때 목차를 보고 읽는 것과 같다. 목차를 파악하는 것은 꼼꼼히 보아야 할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골라내며 효과적인 정보 습득을 돕는다.  

이론 학습
문법: 'have, make + 목적어 + 동사원형 = [목적어]가 [동사]하게 하다.'라는 설명을 듣는 것.
어휘: 'have의 뜻 1. 가지다. 소유하다.  2.-으로 되어 있다.'와 같이 한국어 뜻을 파악하는 것.
표현: 'make something up의 뜻 1.-을 이루다.  2.-을 형성하다'와 같이 한국어 뜻을 파악하는 것. 

이론 학습은 뇌 속에 새로 익힌 문법, 어휘, 표현을 위한 방을 만들어준다. 인풋 과정에서 'have, make, make something up'이 사용된 예문들을 각 방 속에 모으며 경험을 수집한다. 



*주의* 문법을 설명만 듣고 완벽히 이해하려고 하지 말자!

이때, 문법책만 들여다보면서 모든 내용을 이해하려고 하면 안 된다! 문법 공부는 경험 학습과 균형을 이룰 때 효과가 있다. 문법에 대한 완전한 이해는 충분한 인풋(읽기, 듣기)을 거친 후에 가능하다. 또한 새로운 문장 구조에 대한 설명만을 듣고 바로 아웃풋(영작, 말하기)을 하기 위해 애쓸 필요도 없다. 이는 말하기를 어렵게 하고 빠른 포기를 야기할 수 있다. 문법 공부의 목적은 바로 뇌에 어떤 정보를 모아야 하는지 신호를 주는 것에 있다.


'have, make + 목적어 + 동사원형 = [목적어]가 [동사]하게 하다.'라는 규칙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 이제 남은 것은 맥락 속에서 이 구조가 쓰인 충분한 예시를 모으는 것이다. 이론 학습을 통해 이 패턴을 위한 방을 만든다. 뇌 속, 'have'방과 'make'방 안에 인풋을 통해 실제로 사용되는 맥락 속에서의 예시를 모은다. 이것이 충분히 모이면 약간의 노력만으로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영어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고 말할 수 있는 구조가 늘어난다.   


효과적인 영어 공부를 위한 두 가지 밸런스, 인풋&아웃풋 원리와 이론&경험 원리를 잘 버무리면 누구나 효과적인 공부 루틴을 짤 수 있다. 나 또한, 커리큘럼을 짤 때, 이 두 원리를 버무려 다음과 같은 과정을 수업 구성 원리의 베이스로 활용하고 있다.



P.S. 강의 현장에서 드는 언어 학습법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언어학과 교육학을 책과 영상을 통해 공부해왔습니다. 언어 습득에 대한 오늘의 저의 의견을 내일의 저는 비판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매일 연구하고 적용해보며 최선의 정보를 전달하고픈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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