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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경 Sep 23. 2021

영어를 배울 때 잊어 선안 되는한 가지

어떻게든 우린 지금 연결되어야 해 Feat.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

영어 표현을 알려주는 콘텐츠 중 이런 종류의 콘텐츠가 있다.

'~상황에서 원어민은 어떻게 말할까요? 혹시 ~떠올리셨나요? 땡! 그 표현, 원어민은 못 알아들어요!' 

이런 콘텐츠를 보고 난 후, 

'이거 몰랐으면 큰일 날 뻔했네!' 영어를 배우던 시절 과거의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2년 여 시간 동안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보낸 지금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몰라도 큰일 나지 않는다.'


사람마다 영어를 배우는 목적은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그 모든 활동이 만나는 지점은 '영어를 쓰는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아듣고 나의 생각과 마음을 표현하며 연결되기 위해서 영어를 배운다.  문장 하나하나 완벽하게 찍어내기 위해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질 때는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과 대화하는 상황을 상상해본다. 

독일에서 온 사이먼: 배고파요.
한국 토박이 윤경: 뭐 먹고 싶어요?
사이먼: 나는 라스트 타임 그.. 그.. 지개 먹고 싶어.
윤경: 지개? 찌개?
사이먼: 네 그거 먹고 시퍼. 라스트 타임 먹었어.
윤경: 아 저번에 먹었던 찌개? 그거 맛있었어요.
사이먼: 네 진짜 맛있었어. 야채도 많아. 웜하고 진짜 좋아.
윤경: 맞아요. 속이 뻥 뚫리죠!
사이먼: 속이 벙....ㄷ리 뭐예요?
윤경: '속이 뻥 뚫려.' 따뜻한 국물을 먹을 때 배 속에서 막혀있던 게 내려가는 느낌을 그렇게 말해요. 
사이먼: 오 '지개, 속이 뻥 둟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이 '배고파요.', '뭐 먹고 싶어요?' 정도의 일상적인 회화만 해도 우리는 '우아, 한국어 잘하시네요!'라며 감탄한다. 때론 단어로, 때론 끝맺지 못한 문장으로 말해도 문제없다. 그의 속도에 맞추어 천천히 말하고 느린 그의 말을 들어주며 말만 통하면 되니까. 단어를 몰라 막힌다면 함께 사전을 검색해서라도 찾아주며 대화를 이어나가면 된다. 이처럼 낯선 언어로 대화를 하는 데에는 '완벽주의'는 무용지물이다. '연결되고픈 마음'만 있으면 된다.


그래서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나의 생각과 마음을 영어로 전달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1) 읽기를 통한 영어 이해력 높이기 2) 주제가 있는 글쓰기가 필요하다. 이렇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기본 실력을 갖춘 후에는 특정한 상황을 위한 표현은 스펀지처럼 빠르게 흡수할 수 있다. 편안하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기 전에 표현부터 하나하나 배운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넘쳐나는 표현들에 영어 공부 목표가 아득해지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표현 하나하나를 뱉으면서 '못 알아들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고 긴장하게 된다. 알아듣지 못했다면 다른 방법으로 말해보면 될 일인데!


연결되기 위해 영어를 배우는 것이다. 이것을 머릿속에 주입하고 언젠가 직접 느끼는 날이 온다면 영어는 설레는 존재가 된다. 어제 온전히 전달하지 못했던 나의 생각과 마음을 오늘은 조금 더 원형에 가깝게 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설렌다. 이 설렘의 경험이 쌓이면 영어와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두려움'이라는 벽을 허물 수 있다.



Are you alone?
우린 지금 연락해야 해
서로의 안부를 챙겨주며
복잡한 얘기를 들어주면 돼
어떻게든
우린 지금 연결되어야 해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 중에서




(글머리에 제시한 예시와 같은 콘텐츠를 비판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밝힙니다다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가 있으며 선행되어야 할 사항을 다루고자 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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