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ong Jun 23. 2022

1月_1interview

1월의 일반인_직장인 bong님

1interview 프로젝트의 기획자이자 첫 번째 주인공인 일반인 ‘ bong’님을 만나보았다.  bong님은 일과 운동, 종교와 자기 계발 등 정신없이 바쁜 일상을 소화해 내고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내 모습과, 남이 생각하는 내 모습은 많이 다른 것 같아. 그래서 너무 어려워.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는 bong님을 보며, 이 프로젝트에 얼마나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바쁜 하루 속에서도 멋지게 스타트 라인을 끊어준  bong님에게 감사하며, 일반인 한 사람을 위한 인터뷰를 시작해 보자. -k-


1.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평일에는 회사원, 주말에는 교회 언니로.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순리대로 잘 살아내고 있는 것 같다.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주 3회는 필라테스를 하고 있다. 활달한 이미지와 달리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데, 허리가 너무 아파서 어쩔 수 없이 시작하게 됐다. 3월 초까지 남은 수업을 전부 들어야 해서 벼락치기 중이지만, 몸도 허리도 나날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주말은 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편이다. 서울에 있는 한 교회에 정착한 지 어언 2년이 됐다. 나이가 들어 낯가림이 생긴 건지,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예전 같았으면 진즉 사람들과 친해져서 놀러 다녔을 텐데. 그래도 요즘 들어서는 대화를 나눠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거는 등 새로운 인연을 늘려가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2. 내가 생각하는 ‘나’는 어떤 사람인지?

뭐든 노력하는 노력가인 동시에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크게 느끼는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친구들은 나를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으로 평가해 주지만, 막상 집에 와서는 말도 잘 안 하고 표현도 잘하지 않는다. 실제로 동생은 밖에서의 모습과 집에서의 모습이 다르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었다.

내적인 부분으로 말하자면, 어떤 목표에 도전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그 목표를 이루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리는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나는 한때,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목표로 여러 도전을 했었다. 책을 많이 읽고자 독서 모임도 만들었었고, 직접 글을 써보고자 카페에도 자주 갔었다. 그러나 한때일 뿐, 퇴근 후 집에 도착하면 침대에 누워 2~3시간은 스마트폰만 보기 바빴으니 글쓰기 실력이 늘지 않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

스스로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기에 다양한 방법을 통해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사실 이 프로젝트도 개선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인터뷰를 통해 글 쓰는 것이 어려운 내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점점 사람 만나기가 두려워지는 내게 용기를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기획되었기 때문이다.


3.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산다고 생각하는데, bong님이 생각하는 부족하지 않은 사람이란?

이런 질문을 받으니 말문이 막히는 것 같다. 이 세상에 부족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덜 부족한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한 분야의 전문가인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디자이너, 기술자, 공무원, 개발자 등 전문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 물론 제 기준이다.

막상 말하고 나니 스스로가 생각하는 ‘부족하다’, ‘부족하지 않다’의 기준이 삶이 아닌, 직업으로 정의되는 것 같다.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고, 특별한 기술을 가진 게 아니다 보니 마음 깊은 곳에서 전문성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분명히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더 있을 것이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재능을 활용한 이 프로젝트로, 전문성을 더 키워서 스스로의 부족함을 채우고 싶다.


4. 힘들 때 가장 의지하는 단어나 문장은 어떤 것이 있는지?

‘Just do it’ 나이키 슬로건인 이 문장은 종종 내게 새로운 힘을 실어다 준다. 어렵거나 고민되는 일이 있으면 ‘그냥 해 봐!’라고 스스로 세뇌시킬 수도 있고, 걱정하던 문제들이 한순간에 ‘별거 아니네’라고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내게 있어서 다시금 도약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문장인 것 같다.


5. 단어와 문장 말고도, 힘들 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매 순간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달랐던 것 같다. 고향에서 생활할 때는 가족들과 교회 사람들, 해외 생활을 할 때는 직원들과 선교사님들, 학생들에게 많이 의지했었다. 서울에 올라와서는 남자친구와 직장 동료들, 그 외에 친구들이 많이 응원해 줬다. 덕분에 서울 생활도 잘 적응할 수 있었다.


6. 내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온다면 남기고 싶은 말은?

저를 잘 키워 주신 가족 및 모교회 분들과 나를 나답게 만들어준 학과 사람들, 내 친구들에게 감사합니다. 30년 넘게 살면서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을 충분히 누렸습니다. 주신 사랑만큼 저도 사랑을 전해주는 삶을 살고 싶었지만 녹록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물론 내 생각이다.)

이 땅의 천국에서의 삶, 여한 없이 잘 지내다 갑니다. 감사했습니다.


7.‘1interview’를 진행한 후 소감은?

기획자로서 말하자면,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혹시 있을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갖겠다는 가장 컸다. 모두에게 만족스러울 순 없을 테니까. 이후, 본격적으로 프로젝트 질문지를 만들 때는 ‘정말 재밌겠다!’라는 기대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인터뷰 대상으로 입장이 바뀌게 되면서는 기대보다 혼란스러움이 더 커졌다. 남이 보는 나의 모습은 알고 있는데, 막상 나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한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글을 쪼개고, 고치고. 긴가민가 고민도 많이 하면서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가는 게 쉽지는 않았다. 짧은 인터뷰 글 안에 나를 다 담을 수는 없겠지만, ‘bong’이라는 사람에 대해 더 알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나는 앞으로도 스스로에게 더 많은 질문을 하면서 나아가려 한다. 얼마나 더 많은 도전을 할 수 있을까? 어떤 것을 더 좋아할까? 더 싫어할까? 얼마나 게을러질 수 있을까? 최악일 수 있을까? 등등. 스스로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지며 살아가지 않을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 땅을 살아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가 점차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기회가 된다면 1~2년 뒤에 다시 인터뷰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