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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샤 Jan 08. 2021

출산지원금, 그것이 알고 싶다

feat. 시공을 초월한 반응

Q. 출산지원금에 대해 하실 말씀이 있으신 군인가족이 있으셔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A. 네. 안녕하세요.

Q. 네, 말씀하시고 싶으신 것이 어떤 내용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A. 현재 딸 셋을 키우고 있는 군인가족이자 엄마입니다. 첫째를 15년 광명에서 낳았어요. 지금은 광명이 첫째도 출산지원금을 30인가 50만 원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때는 없었어요. 대부분 경기도가 첫째는 출산지원금을 지원하지 않아서 그러려니 하고 말았지요. 열심히 키웠어요. 첫 아이 18개월 즈음 이사를 가야 해서 성남으로 갔어요. 6개월 지내고 평택으로 다시 이사를 가야 했는데, 그중에 둘째가 생겼어요. 둘째를 임신한 상태로 이사를 했지요. 그러고 알아보니, 평택은 둘째 출산하면 50만 원이 지원되더라고요. 좋구나 했는데, 조건이 '부 또는 모가 18개월 이상 거주하는 경우'였어요. 아니, 저희는 18개월 거주하기 싫어서 거주 안 하는 게 아니라 나라의 부름을 받고 6개월, 8개월 이렇게 이사를 하는 건데, 결론은 둘째 출산지원금을 못 받게 된 거예요. 잠시 어디 주민등록을 남겨둘 곳이 없을까 생각해 보았지만, 그리 친한 군인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하면서 받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그래도 어쨌든 억울한 건 억울한 거라서, 성남시의 경우도 알아봤어요. 성남시도 둘째 출산의 경우 그 당시 30만 원이 지원되더라고요. 그래서 전화를 해 봤죠. '출산'의 경우였어요. 그렇긴 하죠. 이름이 '출산지원금'이잖아요, '임신 지원금' 아니고요. 뭔가.. 남들 다 받는 출산지원금을 혼자 못 받는 게 꽤 억울했어요. 50만 원이면 적지 않은 돈이고, 병원비나 조리원이나 출산 이후 필요한 비용이 적잖이 도움이 될 텐데, 목숨 걸고 아기 낳고 아무 혜택도 못 받는 상황이라니. 혜택을 바라고 그런 건 아니었어요, 그저 남들 다 받으니 나도 기본은 받아야겠다, 이거였는데, 그저 나라의 명을 따랐다는 이유로 못 받으니 이게 뭐 하자는 건지. 참.

동서는 강남구에 살았어요. 하다 못해 강남구도 둘째를 낳으면 50만 원을 줘서 받았대요. 출산 장려 차원으로요. 강남 사는 사람도 받는 출산지원금, 저도 못 받는다 생각하니 안 그래도 임신하면 밤에 몇 번이나 깨는데 더 속상해서 못 자겠더라고요.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고, 저희가 선택한 건 '신문고'였어요. 지자체들은 다들 '못 받는 건 너네 사정' 나 몰라라 하니, 결국 국가에 건의해야 하겠더라고요. 게다가 시쳇말로 '나랏밥' 먹고 있으니 이야기해봐도 되겠다 싶었어요. 답변이 오는 데 며칠이 걸렸어요. 보실래요.

 


그러니까, 지자체에서 하는 거니까 나도 몰랑 아몰랑 인 거예요.

그래요, 그럴 수 있지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이원화로 인해 우리 같은 유리지갑 공무원이 손해를 본다 한들, 그 누구도 잘못은 아니니까 다들 나몰랑 하는 자세, 충분히 이해돼요. 그런데 저만 이러는 게 아니라 100만 군인가족(장교 및 부사관 및 미래의 군인가족 포함)들이 계속 겪을 일이라는 거죠. 사실 제 친구들도 많이들 그래요. 지방에 있으면 아무래도 출산지원금이 빵빵해요. 그러다 수도권으로 이전 명령이 떨어지면 누구 하나는(대부분 현역 군인인 남편 아닌 군인가족 즉 아내이지요) 예전 근무지에 주소를 둬요. 아무래도 그렇게 해야 출산지원금을 계속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육아 현장에서 필요한 도우미라든가 시간제 보육 같은 정부 차원의 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요. 또 다른 친구는 부사관인데, 지금 현역인 남편 근무지보다 친정의 지원금이 더 많이 나오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자신의 주소를 친정에 두고 자신은 근무지에서 출산과 육아를 해요. 그러면 역시나 산후도우미 및 기타 보육 서비스를 받을 수가 없어요. 이거 뭔가, 문제 있다고 생각되지 않나요.

Q. 그렇군요. 현 상황에 대해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셋째의 경우는 받으셨나요?

A. 다행히 셋째는, 근무지에서 첫째나 둘째의 경우보다는 오래 지내게 되어 받았어요. 그런데 이것도 참, 사람 마음이 간사한 게 문제가 되더라고요. 셋째는 경기도 이천에서 낳아 기르고 있어요. 이천의 경우 대기업(하이ㄴ스)으로 인해 세수가 많은 중소도시인데도 첫째 둘째 출산지원금은 없고요(출산율이 높대요), 셋째의 경우 출산축하금 명목으로 100만 원과 13개월부터 만 6세까지 매달 5만 원씩 지급돼요. 나쁘지 않아요. 물론 이사 가면 끊기게 될 5만 원이지만 어쨌든 기저귀 값 해결되고 100만 원도 받았으니까요. 그런데요, 제가 셋째 출산 후 조리원을 여주 공공 조리원을 이용했거든요. 참고로, 셋째 출산맘들에게 50% 할인돼요. 정말 착한 '공공'이에요.

지금은 예약 자체가 너무나 힘들다는

경기도의 셋째 출산맘들이 다 모였는데, 세상에, 아니 제 옆동네들은 다 왜 그러는 거예요. 여주와 양평이 셋째 출산지원금이 1,000만 원이더라고요. 물론 5년인가 할부 방식이긴 하지만 어쨌든 천만 원이라고요! 그때부터 저는 '꼴랑 백만 원' 받는 애셋 엄마가 되는 기분이었어요.

물론 각 지자체마다 출산율과 지자체 운영에 따른 방식의 차이가 있어 그런 것들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해요. 근데, 어쩐지 저만 쏙쏙 비켜간 느낌인 거죠. 늘 저만 비켜가요, 좋은 것들은.

친구 중에 국회의원 보좌관이 있어요. 그래서 그냥 괜한 불평불만으로 늘어놓았더니, '이거 확실히 문제가 있네, 안건 올려봐야겠어' 해서 내심 기뻤어요. 물론 저는 다 끝난 일이지만, 미래 세대의 군인가족은 저 같은 문제를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요. 그리고 2년이 지났네요... 바빠서 그런 것 다 알고 있다고 이번 기회에 꼭 말해주고 싶어요.(눈물 닦는 소리)

Q. 그간 나라를 지키는 남편분 따라 이사 다니며 임신과 출산, 육아하시느라 노고가 크실 텐데, 이런 뒷이야기가 있는 줄은 몰랐네요. 용기 내어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현직 군인과 그 가족, 군인가족을 꿈꾸는 모든 이에게 힘과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간 내어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A. 네, 감사합니다. 얘기하다 좀 흥분한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Q. 네, 흥분하긴 하셨지만 이해합니다. 조심히 돌아가십시오.

다음은 이 내용을 듣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반응들이 있어서 함께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보낸 이 미상)

정부야 정부야

출지금(출산지원금) 내어라

내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출처 부산일보


(보낸 이, 고려 말 이 가와 정 가)

이런들 엇뎌하며 저런들 엇뎌하료

전후방 상관말고 못받은들 엇더하리

우리들 다갓치 애낳아 백년까지 누리리라


이 몸이 이동하고 일백번 이동하거

둘 낳고 셋을 낳아 넉시라도 잇고 업고

지원금 향한 일편단심 가싈 줄이 이시라

육룡이나르샤 캡처, 서울신문



(보낸 이, 일제 치하 말 슬프도록 젊은 윤 가)

지원금 하나에 병원비와

지원금 하나에 조리원과

지원금 하나에 마사지와

지원금 하나에 바운서와

지원금 하나에 이모님, 이모님


그러나 일 년이 지나고 나의 육아에도 첫돌이 오면

통장 위에 보건소 입금이 찍히듯이

내 이름자 걸린 쿠ㅍ에도

자랑처럼 기저귀 무성할 거외다.





(보낸 이, 불멸의 생을 보내는 김신)

지원금을 받을 거라 생각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지원금이 많아서,

지원금이 많지 않아서,

지원금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그리고

지원금을 못 받아도

니 잘못이 아니다.




(보낸 이, 창원 독거노총각)

지원금을 못 받는 삶은 불행한 삶도 행복한 삶도 아니다

지원금 없는 삶일 뿐이다

지원금 그거 다 신기루이고 허상이다

지원금 받아서 불행할 수도 있고

지원금 없이도 행복할 수 있다

천만 원 지원금 없어도 매달 오만 원씩 입금되면 그게 행복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원금 받으려면 지원금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지원금을 받아 괴로운 것보다 지금처럼 기저귀 공짜로 받는다고 생각하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나는 오는 지원금 막지 않는다 다만 오지 않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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