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할 거야
끝없는 사막 한가운데, 뜨거운 태양 아래 나는 서있다. 바람이 불면 모래가 일어나, 온 세상이 뿌옇게 흐려 저 나를 집어삼킬 듯하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채, 한걸음 한걸음. 발을 내딜때 마다 모래가 스며든다. 눈앞엔 거울 하나가 놓여있다. 아무것도 없는 이 황량한 사막에 왜 거울이 있는 걸까. 천천히 다가가 들여다본다. 그 속에는 나와 닮은 누군가가 서있다. 많이 지쳐 보인다. 바삭 마른 입술과 흐트러진 머리카락, 그리고 희미해진 눈빛. 한참을 바라보다 문득 깨닫는다. 나는 이미 너무 오래 이 사막을 걸어왔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 나는 길을 잃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분명 출발은 했는데, 가던 길이 맞는지 헷갈리고, 가끔은 완전히 길을 잃은 듯하다. 처음엔 정확한 목적지가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방향을 잃고 헤매는 나를 발견한다. 주변을 둘러봐도 반가운 것 하나 없다. 발길이 닿는 대로 움직여보지만, 어디에도 내가 찾던 길은 없다. 어디쯤 왔는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어 불안하다. 이 길 끝에는 내가 원하는 게 있을까? 아니 애초에 내가 원하던 게 무엇이었을까?
방황하면 할수록 나의 초조함은 커져만 간다. 모두가 앞서 나가는 것 같고 나만 멈춘 것 같다. 애써 푹 숙인 고개를 들고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만 어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길을 잃었다고 완전히 멈춘 게 아니다. 오히려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더 많고 사소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른다. 서두르지 말고, 조급해하지도 말고. 때로는 길을 잃은 과정 속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발견하기도 하니까.
혹시라도 너무 막막하고 두려운 순간이 온다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 잠시 숨을 고른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니까. 가끔은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르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조금은 괜찮아질 거니까.
쉬어간다고 해서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지쳐서 포기해 버리기 전에 나를 돌아보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으니까. 조급해하지 말자. 천천히 내가 갈 길을 찾으면 된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걸어갈 준비가 되면, 출발할 힘이 생기면 그때 한 걸음 내딛으면 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걸음만.
괜찮아. 잘하고 있어. 그리고 앞으로도 괜찮을 거야. 나도 마찬가지야. 수도 없이 길을 잃어봤고 실패도 해보고 지쳐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어. 그리고 언제 또 길을 잃을지도 모르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 하지만 내가 단 하나 확신하는 것은 버티다 보면 언젠간 괜찮아질 것이라는 것. 꼭 아침이 밝아올 것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