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계약은 협주곡이다

각자의 파트가 어긋나면, 음악은 소음이 된다

by 조민우

공공계약을 바라보는 가장 흔한 시선은 “계약담당자가 혼자 하는 일”이라는 오해다. 회계부서에 공문이 넘어가면 거기서부터 계약이 시작되고 끝나는 듯 여겨진다. 그러나 실제 계약의 전 과정은 마치 협주곡과 같다. 여러 주체가 각자의 악기를 들고 무대에 올라, 조화를 이루어야만 음악이 성립한다.


세 명의 주연, 세 개의 파트

공공계약의 무대에는 크게 세 주체가 있다.

계약담당자는 지휘자와 같다. 악보(법령과 규정)에 따라 전체를 이끌지만, 스스로 음을 내지는 않는다.

사업담당자는 피아노 혹은 바이올린처럼, 실제 멜로디를 연주하는 주체다. 설계와 규격, 과업지시서와 같은 핵심 소재는 모두 여기서 나온다.

계약상대자는 무대를 채우는 연주자다. 실질적으로 계약을 수행하고, 음악을 완성하는 소리를 내는 역할이다.

이 셋 중 어느 하나라도 음을 놓치면, 공공계약이라는 협연은 깨져버린다.


숨은 리듬, 보이지 않는 조율

계약은 서류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발주청 내부의 회의, 담당자 간의 의견 조율, 규격을 맞추는 과정이 모두 ‘보이지 않는 리듬’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계약담당자는 사업부서의 숨은 맥락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반대로 사업부서는 법적 규정과 낙찰 절차를 가볍게 여기기 쉽다. 결국 서로가 자신의 파트만 완벽히 연주하려다 전체 하모니를 해치는 경우가 빈번하다.



협주곡을 완성하는 방법

공공계약이 협주곡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주체가 “내가 전체 음악의 일부”임을 인식해야 한다. 계약담당자는 단순 집행자가 아니라 전체 구조의 지휘자이고, 사업부서는 단순 기획자가 아니라 멜로디의 주연이다. 계약상대자 역시 단순 수급자가 아니라 음악을 완성하는 동반자다.


소음이 아닌 음악을 위하여

공공계약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다. 여러 주체가 각자의 위치에서 올바른 소리를 내고, 그것이 하나로 어우러질 때 비로소 조화로운 결과가 탄생한다. 협주곡을 듣는 청중이 감탄하듯,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행정 또한 그렇게 만들어진다.


공공계약은 협주다.

그리고 그 무대 위에는 우리 모두가 연주자로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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