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와 조각] 1편
갈증의 시작

어긋난 배움의 길

by 조민우

이승우는 감독공무원으로서의 첫 발령을 받자마자, 사무실 책상에 놓인 법률 서적과 규정집들을 보며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는 공공사업이 단 하나의 실수도 없이 원칙대로 진행되도록 관리하는 일에 깊은 자부심을 느꼈다. 빽빽한 글씨로 채워진 규정집은 그에게 지루한 서류 뭉치가 아니라, '옳은 일'을 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나침반이었다. 그는 밤늦게까지 홀로 남아 서류를 들여다보며 공직생활의 첫 단추를 제대로 꿰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열정은 이내 미로에 갇힌 듯한 답답함을 느끼게 했다.

선배들은 그의 꼼꼼한 질문을 귀찮아했다.


"그거? 굳이 그럴 필요 없어. 그냥 전임자가 하던 대로 하면 돼."


"법적으로야 그렇지만, 일에 속도를 내려면 이렇게 하는 게 관행이야."


그들의 말은 언제나 효율을 강조했고, 그의 질문은 '불필요한 호기심'으로 치부되었다.

이승우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배우지 못하고 있다는 갈증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가 마주한 현실은 책 속의 원칙과 너무나 달랐다.


원칙은 복잡하고 느렸고, 관행은 빠르고 간결했다.


이승우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옳은 길을 걷고 싶은 이상과,

선배들이 가르치는 현실적인 길 사이에서 길을 잃었다.


그는 자신이 걷고 있는 이 길이 올바른 배움의 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어렴풋한 불안감을 느꼈지만,

그 불안감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모두가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같은 방향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에게도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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