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와 조각] 2편
'그'와의 만남

결재를 위한 지름길

by 조민우

이승우는 자신이 맡은 공공사업의 계약 서류를 검토하던 중, 명백한 법적 하자를 발견했다.

그는 며칠 밤을 새워가며 규정집과 법률을 들여다보았지만, 아무리 봐도 이 서류는 그대로 진행될 수 없었다. 선배들에게 물어볼수록 '원래 이렇게 해'라는 무책임한 대답만 돌아왔다.


결국 이승우는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팀장 김동현의 자리로 향했다. 김동현은 이승우가 맡은 사업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이승우는 조심스럽게 서류의 문제점을 설명하며, 규정과 원칙에 따라 반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현은 이승우의 말을 듣는 내내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

이승우가 말을 마치자,


그는

"이승우 씨, 그 서류는 그대로 진행해야 하네"라고 말했다.


이승우는 당황했다.

"팀장님, 하지만 이건 명백히 규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김동현은 한숨을 쉬며 이승우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왜 이렇게 복잡하게 일을 만드냐'고 묻는 듯했다.


"그 문제, 우리가 모르는 줄 아나? 다 알아. 그런데 우리가 왜 이 일에 매달려야 하는가? 이 사업이 중단되면 시민들의 불편은 누가 감당하지? 이승우 씨, 공공의 이익을 생각해야지."



김동현의 논리는 이승우의 이상을 단번에 무너뜨리는 것 같았다.

그는 김동현이 자신을 설득하는 대신, **'결재를 위한 지름길'**을 강요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승우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걷고 싶었지만,

그 길의 끝에 놓인 것은 동료들의 차가운 시선과 상사의 압박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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