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계약은 규제가 아니라 '투자'다

: 지역 경제를 살리는 가장 강력한 레버

by 조민우

많은 이들이 공공계약을 '예산을 쓰는 행위' 혹은 '법적 절차를 지키는 규제'로만 인식한다.


"사고만 안 나면 다행"이라는 방어적인 태도는 여기서 비롯된다.

하지만 관점을 조금만 바꾸면 공공계약만큼 강력한 정책 수단도 없다.


한 해 수조 원에 달하는 지방정부의 계약 예산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 건물을 짓는 지출이 아니라,

지역 산업 생태계의 지형을 바꾸는 '전략적 투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역 제한 입찰을 설정하고, 사회적 기업에 가점을 주며,

혁신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행위는 단순히 약자를 돕는 시혜적 조치가 아니다.


그것은 지역의 자금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안에서 선순환하게 만드는 '경제 댐'을 건설하는 작업이다.


유능한 계약 담당자는 단순히 규정을 준수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사인이 지역 업체들의 기술 혁신을 어떻게 이끌어낼지,

이 계약이 지역 청년들의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민한다.


계약서 한 장에 담긴 '지역 업체 우대' 조항 하나가

무너져가는 지역 상권을 살리는 불씨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공공계약은 행정의 종착역이 아니라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

사업 부서와 머리를 맞대고 기획 단계부터 지역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발주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계약을 규제가 아닌 투자로 정의할 때, 담당자의 업무는 따분한 서류 업무에서 '지역 경제의 설계자'로서의 역동적인 활동으로 변화한다.


우리가 집행하는 예산이 지역 사회의 구석구석을 흐르며 생명력을 불어넣는 혈액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공공계약의 진정한 완성은 준공 검사가 아니라, 그 계약을 통해 우리 지역이 얼마나 더 단단해졌는가에 달려 있다.

작가의 이전글AI가 계약서를 쓰는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