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장님의 보험료는 왜 정산해 주지 않을까?

직접노무비와 간접노무비, 그 넘을 수 없는 벽

by 조민우

"주무관님, 너무하시네. 우리 현장소장이 사무실에만 앉아 있는 줄 아세요? 삽 들고 벽돌 나르고 다 했는데, 왜 보험료 정산을 안 해줍니까?"

준공계를 받을 때마다 벌어지는 실랑이입니다. 업체는 억울합니다. 현장소장(현장대리인)도 분명 이 현장에서 땀 흘려 일했는데, 그의 4대 보험료(건강, 연금, 노인장기)는 정산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왜 국가는 현장소장의 보험료에는 인색한 걸까요?


1. 줄 돈은 이미 다 줬다 (간접노무비의 비밀)

결론부터 말하면, "안 주는 게 아니라, 다른 주머니로 이미 줬기 때문"입니다.

공사 원가 계산서를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직접노무비]가 있고, 그 밑에 [간접노무비]라는 항목이 따로 있습니다.

직접노무비: 벽돌공, 미장공처럼 직접 건물을 짓는 사람들의 임금.

간접노무비: 현장소장, 경리, 자재 담당처럼 공사를 지원하고 관리하는 사람들의 임금.

국가는 공사 계약을 맺을 때, 현장소장 월급과 보험료를 낼 돈을 '간접노무비'라는 항목에 미리 포함해서 줬습니다(보통 직접노무비의 10~15% 정도). 이미 줬는데, 나중에 보험료 정산(사후정산) 항목으로 또 달라고 하면? 그건 이중 지급이 됩니다.


2. 삽을 들었다고 다 '직접노무비'는 아니다

업체는 항변합니다. "우리 소장님은 관리만 한 게 아니라 직접 시공도 했다니까요!"

조달청 유권해석(2014-02-06)은 이렇게 말합니다.

"현장소장이라도 직접 시공에 참여했다면(직접노무비 대상) 정산 가능하다."

오! 그럼 정산받을 수 있을까요?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습니다. 이를 인정받으려면 '작업일지, 출근부' 등에 그가 관리자가 아닌 '작업부'로서 일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애초에 계약 내역서에 그의 인건비가 '직접노무비'로 잡혀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현장소장은 내역서상 '간접노무비' 대상이므로, 가끔 삽질 좀 했다고 해서 신분이 바뀌진 않습니다.


3. 정산의 핵심: '직접' 일한 사람만 챙겨라

사후정산 제도의 취지는 "일용직 근로자들의 사회안전망 확보"입니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일용직들의 보험료를 업체가 떼먹지 않도록, 국가가 "이 돈은 꼭 보험료로만 써!"라고 꼬리표를 달아준 돈입니다.

반면, 현장소장 같은 상용직(정규직)은 회사가 당연히 챙겨줘야 할 사람들이기에, 굳이 이 제도로 보호할 필요가 적은 것입니다.


✅ [이것만 기억하세요]

소장님은 간접노무비

: 현장소장, 경리 등 관리 인력의 보험료는 원가에 이미 포함(간접노무비)되어 있으므로,

별도 사후정산 대상이 아닙니다.


이중 지급 금지

: 이미 준 돈을 또 주지 마세요. 업체가 영수증 가져와도 "간접노무비로 처리하세요"라고 반려해야 합니다.


예외: 현장소장이 정말로 '직접 시공'을 했고, 내역서에도 직접노무비로 잡혀 있다면 가능하지만,

이는 매우 드문 케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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