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계약의 시선
어제까지는 동지였는데, 오늘은 남남? 중도 탈퇴
"주무관님, 큰일 났습니다.
저희랑 같이 들어온 B업체가 자금 사정이 어렵다며 못하겠다고 나자빠졌습니다.
지분율 30%짜리인데 이거 어떡하죠?"
공동이행방식으로 야심 차게 시작한 공사 현장. 잘 굴러가나 싶더니 갑자기 한 구성원이
'배 째라' 식으로 나오면 담당자는 멘붕에 빠집니다.
"계약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포기합니까? 그럼 남은 업체가 다 떠안으셔야죠."
말은 쉽지만, 현실은 복잡합니다.
탈퇴가 그냥 되는 건지, 남은 지분은 누가 가져가는지, 포기한 업체는 제재를 해야 하는지...
오늘은 공동계약의 가장 골치 아픈 숙제, '구성원의 변경과 중도 탈퇴'를 정리해 드립니다.
원칙은 '낙장불입'
공동계약은 결혼과 같습니다.
입찰 전에 "우리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준공할 때까지) 함께하겠습니다"라고 협정서를 맺었으면,
원칙적으로 중간에 마음대로 이혼하거나 지분율을 바꿀 수 없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 제7장)
단순히 "우리 회사 사정이 좀 어려워서요"라거나 "생각해 보니 이익이 안 날 것 같아서요"라는 이유는
통하지 않습니다. 원칙적으로 출자비율 변경과 구성원 탈퇴는 '불가'합니다.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이혼 사유'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습니다.
법은 현실적으로 공사 진행이 불가능한 몇 가지 상황을 예외로 인정합니다.
① 파산, 해산, 부도, 법정관리, 워크아웃
회사가 망했는데 붙잡고 있어 봤자 소용없죠.
이때는 남은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어 탈퇴시킬 수 있습니다.
② 중도 탈퇴(합의)
발주기관과 구성원 '전원'이 동의하는 경우입니다.
담당자도 "그래, 너는 빠지는 게 낫겠다"고 인정하고,
동료 업체들도 "오케이, 보내줄게"라고 합의하면 가능합니다.
단, 이때는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부정당업자 제재를 피할 수 있습니다.
남겨진 자들의 몫 (지분 처리)
그렇다면 떠난 자의 빈자리는 누가 채울까요?
기본 원칙은 '잔존 구성원이 꿀꺽'입니다.
[공동이행방식]의 경우:
A업체(70%), B업체(30%)였는데 B가 탈퇴하면?
남은 A업체가 B의 지분 30%를 흡수해서
혼자 100%를 다 해야 합니다. (연대 책임)
"저 혼자서는 면허가 부족한데요?"
이럴 때만 예외적으로 새로운 업체(C)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즉, 남은 업체가 능력이 되면 독박(?)을 써야 하고,
능력이 안 될 때만 새 친구를 데려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주의할 점]
절대로 탈퇴한 업체의 지분을 제3자에게 바로 넘기는 건 안 됩니다.
먼저 남은 업체들에게 우선권과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임의 탈퇴 불가
단순 변심이나 경영 악화로는 탈퇴나 지분 변경이 안 됩니다. 파산 등 명확한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전원 동의 필수
중도 탈퇴를 하려면 발주기관과 나머지 구성원 모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혼자서 "나 안 해!" 하고 나갈 순 없습니다.
잔존 구성원 책임
한 명이 나가면 남은 업체들이 그 지분을 떠안아서 끝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연대 이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