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계약의 시선
이름은 비슷한데 성격은 딴판인 두 제도
"주무관님, 이번 공사 50억짜리인데
우리 지역 업체만 들어오게 '지역제한' 걸 수 있죠?"
"아니요, 팀장님. 이건 금액이 커서
전국 입찰로 풀어야 합니다. 대신 '지역의무공동도급'을 걸게요."
"그게 그거 아냐? 어차피 지역 업체 살리자는 건데 뭐가 그렇게 복잡해?"
현장에서 자주 듣는 대화입니다.
둘 다 '내 고장 기업 살리기'라는 좋은 취지에서 출발했지만, 적용되는 룰은 완전히 다릅니다.
마치 이란성 쌍둥이처럼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두 제도의 차이점,
확실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가두리 양식장' vs '강제 결혼'
가장 쉬운 비유를 들어보겠습니다.
'지역제한'은 가두리 양식장입니다.
"이 공사는 우리 지역(시·도)에 본사가 있는 업체만 들어오세요!"라고 울타리를 치는 겁니다.
다른 지역 물고기(업체)는 아예 얼씬도 못 합니다.
반면 '지역의무공동도급'은 강제 결혼입니다.
공사 규모가 커서 울타리를 칠 수 없을 때(전국 입찰),
"서울 업체가 들어와도 좋은데, 대신 우리 지역 업체랑 짝(Consortium)을 지어서 들어오세요"라고
조건을 거는 겁니다.
보통 40% 이상의 지분을 지역 업체에 줘야 합니다.
금액의 벽 (추정가격)
이 둘을 가르는 결정적인 기준은 '돈'입니다. 지역제한은 마음대로 걸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지방계약법 시행규칙 제25조에 따라 일정 금액 미만일 때만 가능합니다.
(종합공사 100억, 전문공사 10억 등)
반면 지역의무공동도급은 지역제한을 할 수 없는 '큰 공사'일 때 등장합니다.
즉, 금액 제한이 없습니다.
수백억짜리 공사라도 전국 업체에게 문을 열되, 지역 업체 의무 비율을 강제하는 식입니다.
용역과 물품은 '외톨이'
여기서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지역제한은 공사, 용역, 물품 모두 가능합니다.
작은 용역이나 물품 구매는 얼마든지 우리 지역 업체로 제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의무공동도급은 오직 '공사'에만 적용됩니다.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88조)
"이번에 10억짜리 소프트웨어 용역 발주하는데,
서울 업체 들어올 때 지역 업체 40% 끼고 오라 하세요."라고 하면?
규정 위반입니다. 용역에는 그런 제도가 없으니까요.
용역과 물품은 지역제한 금액을 넘어가면 그냥 '전국 입찰'로 풀어야 합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대상의 차이
지역제한은 '우리 동네 업체만' 들어오게 하는 것이고, 지역의무공동도급은 '전국 업체가 들어오되, 우리 동네 업체랑 손잡고' 들어오게 하는 것입니다.
금액의 차이
작은 공사(종합 100억 미만)는 지역제한, 큰 공사는 지역의무공동도급으로 갑니다.
적용의 차이
지역의무공동도급은 '공사'에만 있습니다. 용역이나 물품 구매에는 적용할 수 없으니 주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