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금부터 대가까지, 섞이면 곤란한 '각자도생'의 정산법
"주무관님, 이번에 선금 신청할 건데요. 저희(A사) 통장으로 전액 다 쏴주시면,
제가 알아서 B사랑 C사한테 나눠줄게요. 그게 편하시잖아요?"
대표사의 제안은 달콤합니다. 하지만 이 말에 넘어가서
대표사 통장에 100%를 입금하는 순간,
담당자는 '선금 유용 사고'의 공범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공동계약은 시공은 '같이' 해도,
돈 계산만큼은 철저히 '따로' 해야 합니다.
오늘은 복잡한 공동계약의 돈(선금, 기성금) 관리법을 아주 쉽게 풀어드립니다.
돈은 '각자' 통장으로
원칙은 간단합니다. "일한 만큼 각자 받아가라."
공동수급체 구성원은 각자의 지분율(출자비율)이 있습니다.
선금이든 기성금이든, 나라에서 나가는 돈은
이 비율대로 쪼개서 각 회사의 통장에 직접 꽂아줘야 합니다.
대표사 사장님이 아무리 믿음직스러워 보여도,
돈이 한 사람 손에 들어가는 순간
"급해서 썼어. 나중에 줄게"라는 비극이 시작됩니다.
법은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각자 청구, 각자 지급'을 원칙으로 정해뒀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 제7장)
예외적으로 '몰아주기'가 가능한 경우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B사가 부도나서 통장이 압류됐거나, 신청서를 낼 형편이 안 될 때입니다. (불가피한 사유)
이때는 B사를 제외한 나머지 구성원들이 "대표사에게 내 몫을 줘도 좋다"라고 동의하면,
대표사가 일괄적으로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 이때 담당자의 숙제가 생깁니다. 대표사가 돈을 받고 나서 진짜로 B사에게 줬는지
(혹은 B사 몫의 자재비나 노무비로 썼는지)
5일 이내에 송금 내역이나 사용 내역을 '확인'해야 합니다.
확인 안 하고 넘어갔다가 사고 나면? 담당자 책임입니다.
선금 반환의 연대책임? (없다!)
여기서 중요한 팁 하나.
B사가 선금을 받고 부도가 났습니다.
이 선금을 못 돌려받게 생겼는데,
남은 A사에게 "너네가 연대책임 지고 물어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아니오"라고 합니다.
공사는 연대해서 책임지지만,
'선금 반환'은 각자가 받은 돈을 토해내는 것이지
남이 받은 돈까지 물어줄 의무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B사가 먹튀한 선금은
B사가 제출한 '선금보증서(서울보증 등)'를 통해
보증기관에게 청구해서 받아야 합니다.
A사를 괴롭히지 마세요.
[이것만 기억하세요]
1. 각자 지급 원칙
- 선금과 기성금은 귀찮더라도 구성원별 통장에 각각 입금하세요.
대표사 일괄 지급은 사고의 지름길입니다.
2. 선금 사용 확인
- 부득이하게 대표사가 다 받아 갔다면, 반드시 15일 이내에 구성원에게 배분됐는지
송금증을 확인해야 합니다.
3. 보증서 확인
- 각 구성원이 자기 몫만큼의 '선금보증서'를 제출했는지 확인하세요.
사고 터졌을 때 유일한 동아줄은 보증서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