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의 생일 날

울보 은찬이 떼쟁이 은찬이, 이모가 생각한 건...

by 미카


미카케이크.jpg


이 사진은 본인의 친구가 보내준 케이크 기프티콘의 윗부분을 자른 것입니다.

그리고 혹여나 지난 주 연재를 기다려주신 분이 계셨다면 죄송합니다. 송구스럽게도 한 주 말없이 빠뜨렸군요... 기다리시는 분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랬나봐요. 변명이라면 변명입니다. 그러나 하트 눌러주시는 분들을 위하여 또 씁니다.




올해도 1년이 흘러 이모는 또 생일을 맞았다. 그리고 이모는 한 살을 더 먹는다. 그리고 조카녀석이 그렇게 케이크를 사주겠다고 하더니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 어떻게 된 것인가. 짜식이 말이다. 그렇게 열심히 케이크를 사주겠다고 말하더니!! 결국은 이모가 이모친구한테서 받은 기프티콘으로 빠바가서 케이크를 픽업해오고 말이다.


갑자기 생일 이야기 하다 말고 눈물에 대해 고찰해본다.

나는 눈물을 잘 터뜨리는 편이다. 그냥 울면서 해소되는 그 기분을 좋아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어린 은찬이도 그런 타입인 것 같다. 울면서 뭔가 풀리는 느낌을 편안하게 느껴서 눈물로 분출하는 듯 하다. 뭔가 기분이 언짢은 일이 생기면 거의 이모가 타겟이 되긴 하는데 혹은 엄마가 타겟이 되기도 하는데... 그냥 시비를 걸다가 혼나면 울고 이런 식으로 자신의 마음을 달래는 듯 보인다.


다른 타입의 슬픔에 대해 생각해 본다. 어떤 경우에는 눈물로 터지는 게 아니라 그냥 화로 분출되는 그런 유형의 슬픔도 있다고 느낀다. 우울이 눈물로 연결되면 자신이 약해지는 느낌인지라 그냥 불같이 튀어나오는 그런 종류의 슬픔도 있을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든다. 물을 잠재우는 그런 슬픔. 눈물을 말라 버리게 하고 슬픔을 삭이는, 그렇게 돼서 분노로 표출되는 그런 종류의 슬픔말이다. 눈물을 흘릴 그런 마음조차 남지 않은 탓일게다. 눈물조차 아까운 것일 게다. 그리고 눈물을 아껴서 그 에너지조차 아껴서 비축하려는 마음일테다. 절대 아까운 염분을 낭비하지 않자는 마음일게다.

그런 마음.


며칠 전 생일이었지만 나는 생일 기억보다는 이런 기억이 더 크다. 그냥 나는 동네북마냥 이런 상황을 마주했다.


재밌는 생일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이제 무덤덤해지는 생일인 것 같기도 한데 그러면서도 그래도 매번 생일케이크 촛불 끄는 것은 재미있다. 촛불끄기 하면서 내 소원이 들어진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간 내가 얼마나 소원을 열렬히 빌었는지도 감은 잘 안 온다. 아마 내가 열렬히 소원 빌기를 하지 않아서 소원이 이뤄지지 않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거나.

이렇게 생이 또 흘러가는구나.

은찬이도 살아있고. 이모도 살아있고. 은찬이 엄마도 살아있고. 할머니도 살아있고.


은찬이 엄마 그러니까 언니가 농담으로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

어차피 이 인생이라는 게임에서는 아무도 살아돌아갈 수 가 없다고.

그렇다. 인생게임. 살아 남아 돌아가는 자가 없다. 그럼에도 지금 이 생명의 흔적을 느끼며 행운을 만끽하는 이 순간들이 나에게도 우리 가족에게도 분명히 있다.


그러니까 이모의 생일 즈음 이모가 느낀 건 말야 은찬아.

그럼에도. 감사하자. 생이 있으니. 우리에겐 삶이 있으니 말이야. 지금을 만끽하고 살자 은찬아.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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