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에서 말하는 인사 관리법이라는 것은 사실 별것 아니다. 그럴듯한 미사여구로 장식된 모든 인사 관리법의 핵심은 결국, 직원들에게 나가는 돈을 최소한도로 하면서 최대의 이익과 최고의 능률을 얻어 내는 데 있다.
모든 업종이 마찬가지다. 비정규직이 많은 이유도, 외부 아웃소싱이 많은 이유도, 다면평가를 하는 이유도, 애자일 조직을 도입하는 이유도 모두 최저비용으로 최대효과를 얻기 위한 것이지 그 외의 목표는 없다.
인사팀 직원들은 자신들이 어떤 제도를 도입할 때 근로자들의 성장을 도모하고 근로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포장을 한다. 그리고 평가제도를 도입할 때에도 모두가 수용할 수 있을만한 제도를 기획하였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인사팀에서 말하는 위의 목표는 부수적인 목표이다. 아무리 유행하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최저비용으로 최대한 부려먹겠다는 목표 아래에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보자. 최근에 한창 유행했던 직급폐지. 예전에는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임원으로 올라가는 라인이 있었고 직급간에 급여차이가 있는 것이 당연했다. 그래서 보통 회사에서는 근속연수가 올라감에 따라 호봉급이 올라감과 동시에, 직급이 오르면 연봉이 점프업도 되는 구조였다. 당연히 회사에서는 호봉도 올려줘야되고 직급이 올라가면 직급에 따른 연봉도 올려줘야되니 부담이 이중적으로 든다. 직급폐지를 하게되면 직급간 차별을 위한 예산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즉 직급폐지라는게 서로 "님"이라고 호칭하면서 상사와 말도 편하게 할 수 있고, 수평적인 조직이 되는데 기여한다고 포장하지만, 실제로는 직급이 없어지면서 기존에 직급이 올라갈 때 점프업되던 연봉이 사라지는 효과가 남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전한 예산은 "일을 더 잘하는 사람"에게 연봉계약 등을 통해 보전한다. 근로자 상호간에 연봉에 대한 보안은 유지한다는 서약서를 쓰면서 말이다.
어떻게 보이는가? 회사는 직급을 폐지하면서 얻은 장래의 이익을 일을 더 잘하는 사람과의 고용을 유지하는데 쓴다. 최저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뽑아내는 것이다.
또 하나 예를 들어 보자. 회사에는 복지포인트라는 제도가 있다. 현금은 아닌데, 현금처럼 인터넷에서 쇼파도 살 수 있고, 병원비도 낼 수 있고, 휴양지도 갈 수 있다. 그런데 현금으로 환가는 안되고 (현금깡은 예외로 한다.) , 타인에게 양도도 불가능하며, 회계년도가 지나면 이월하여 사용할 수가 없다.
인사팀은 복지포인트에 대하여 사실상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복지라고 포장을 하면서 근로자들의 기분을 좋게 만든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점은. 어차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돈을 쓴다면 그냥 현금으로 주는게 낫지 않은가?이다.
복지포인트는 퇴직급여에 안 들어간다. 즉 회사의 입장에서는 돈으로 줄 바에는 복지포인트로 주면 근로자에게 지급할 퇴직급여가 늘어날 일이 없다는 뜻이다. 또 사대보험 사용자 부담분도 안내도 된다. 즉 사실상 회사가 근로자에게 주는 돈이 같지 않다는 의미이다. 최저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낸다는 인사관리에 목적에 부합하는 제도이다.
우리 좀 솔직해 지자. 어떤 현란한 말로 포장을 해도 인사관리의 목표는 최저비용 최대효익이다. 이것만 알면 모든 컨설팅이 쉬워지며, 이것이 바로 기업의 니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