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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공이 Oct 11. 2024

글쓰기를 시작하게된 계기

일기장이나 비공개계정 말고 이렇게 공개적인 곳에

글을 쓰는 일은 이전의 나에겐 굉장히 오글거리는(?)

대단한 용기를 가져야 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본인들의 생각을, 가치를, 상상들을

자유롭게 마음껏 펼치고 단 소리, 쓴소리도 기꺼이 수용하는

그들이 정말 멋지고 또 부러웠다.

‘언젠간 나도 용기를 가지면 해봐야지’만 수십 년째를 머물다가

드디어 이렇게 글을 쓴다.


갑자기 어떤 결심이 섰기에?


일을 그만두면서 시간적 여유가 많아졌다.

거주지를 옮기니 넘쳐나는 시간을 같이 보낼 동네 친구 한명 없었다.

원체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해 짜임새 있게 보내보자 했건만

그건 언제까지나 고된 노동 후에 보내는 시간이어서 그랬나 보다.

그러다 보니 생각이 많아졌고 또 그러다 보니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이 나를 휘감았다.

나는 쓸모라는 게 있는 사람인가?

앞으로 뭐해먹고살지?

내가 잘하는 게 있기는 할까? 등

근본적으로 나 자신의 대한 질문, 그리고 먹고살 궁리가 전부였지만

나에겐 정말 대단한 문제로 다가왔다.


그렇게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찾아가는데 정말 나는 여태껏 스스로에 대해 무지했다.

주체적으로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다지 주체적이지도 않았다.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즐겁진 않았다.

솔직하게 말하면 괴로웠다. 벌거벗겨지는 기분이라서.

속옷바람까지 벗겨지다 보니 어느 순간 마음이 편안해졌다.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며 그 안에서 발생하는 즐거움과 고난이 어느 정도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 일련의 과정을 나는 글쓰기로 기록했다.

오늘 느낀 내 감정은 어디서 왔으며 어떻게 처리했는지,

자아실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돈은 어느 정도 필요하고 모아야 하는지,

하나의 직업으로 삶이 유지가 될지 등

정말 생각하고 고민하는 모든 것들을 글로 적었다.

적고 나면 직관적으로 볼 수 있고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했기에

불편하고 무거웠던 마음들이 조금은 덜 불편하고 덜 무거워졌다.

생각들을 적은 것이 어느새 기록이 되고 그 기록들이 나에게

글쓰기에 대한 용기를 준 것이다.


그렇게 나는 글쓰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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