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의 연승 행진, 언제·어디서·어떻게 멈출까

by 정일원
▲ 맨체스터 시티를 이끌고 EPL 16연승을 달리고 있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 / 사진: 맨체스터 시티 공식 소셜미디어 갈무리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한국시간으로 24일 자정, 본머스를 상대로 프리미어리그 최다 연승 기록 경신에 또 한 번 도전한다. 만약 이날 맨시티가 본머스를 잡는다면 프리미어리그 최다 연승 기록은 ‘17연승’이 된다.


19라운드서 맨시티를 만나는 본머스는 현재 강등권과 승점 1점차로 16위를 달리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상 맨시티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지만, 올 시즌 맨시티의 EPL 이력을 살펴보면 의외로 고전하거나, 자칫 연승 행진이 끊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중·하위권 팀에 ‘꾸역승’ 중인 펩의 맨시티

올 시즌 맨시티가 리그 18경기에서 17승을 수확한 건 ‘비길’ 경기에서 극적으로 승리를 따낸 덕이다. 시즌 초반 EPL 3라운드 본머스와의 원정 경기서 선제골을 내준 맨시티는 제주스의 동점골과 스털링의 역전골에 힘입어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후에도 맨시티는 7·10·13·14·15·16라운드에서 각각 첼시(1-0),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3-2), 허더즈필드 타운(2-1), 사우샘프턴(2-1), 웨스트햄 유나이티드(2-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1)를 상대로 모두 한 골차 신승을 따내며 연승 가도를 달렸다. 이 과정에서 맨시티의 스털링은 역전 내지 결승골만 4골을 뽑아내며 신기록 달성의 일등공신이 됐다.

▲ 올 시즌 극적인 역전골과 결승골로 맨체스터 시티의 연승 행진을 이끌고 있는 라힘 스털링 / 사진: 맨체스터 시티 공식 소셜미디어 갈무리

결과만 보자면 ‘극장골’, ‘역전승’이지만, 내용까지 고려하면 그야말로 ‘꾸역승’이었다. 특히 7라운드 첼시, 16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승리를 제외한 나머지 4경기가 중·하위권 팀들과의 경기였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맨시티가 중·하위권 팀들과의 일전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그들이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상대팀 대부분이 맨시티의 압도적인 화력을 의식해 골키퍼·최전방 공격수를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전원을 빡빡한 2줄 수비라인에 세운다. 이후 간헐적인 역습 혹은 세트피스를 통해 공격을 전개하는데, 혹여 맨시티가 선제골 내주기라도 하면 그때부터 경기는 미궁 속으로 빠진다. 중·하위권 팀들과의 대결에서 거의 3배에 가까운 패스와 점유율을 가져가는 맨시티이지만, 맘먹고 엉덩이를 뒤로 뺀 중·하위권 팀의 수비진을 공략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 펩의 타 리그 연승 신기록, 언제·어디서·어떻게 깨졌나

과르디올라 감독이 세계 최고의 명장으로 칭송받는 이유는 세계 어느 리그를 가더라도 자신만의 축구철학을 바탕으로 팀을 최고의 반열에 올려놓기 때문일 터.

과르디올라 감독은 과거 2010-2011 시즌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를 이끌고 16연승을 거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다 연승 신기록을 세웠다. 2013-2014 시즌에는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의 감독으로서 19연승을 일궈내며 독일 분데스리가 최다 연승 신기록까지 수립했다.

공교롭게도, 당대 최강이라 일컬어졌던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르사와 뮌헨의 연승 행진에 제동을 건 팀은 모두 리그서 중위권에 속한 팀들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르사는 2010-2011 시즌 프리메라리가 23라운드서 스포르팅 히혼과 1-1로 비기면서 연승 행진을 멈췄는데, 히혼은 해당 시즌을 10위로 마감한 중위권 팀이었다. 2013-2014 시즌 뮌헨의 20연승을 가로막은 팀도 분데스리가 18개 구단 중 딱 중간인 9위로 시즌을 마친 호펜하임이었다.

▲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우승 트로피.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체스터 시티가 정말로 무패 우승을 이뤄낼 수 있을까? / 사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공식 소셜미디어 갈무리

올 시즌 맨시티의 연승 행진이 의외의 상대에게 깨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지난 EPL 18라운드서 맨시티를 상대한 토트넘이 총 423개의 패스를 기록하며 맨시티(476개)와 대등한 점유율을 확보하고도 1-4로 대패한 것은, 우승권 경쟁을 펼치는 상위권 팀도 맨시티를 상대로 섣불리 ‘맞불’을 놓으면 처참히 ‘골 폭격’을 맞을 수 있다는 단적인 예다.


박싱데이 전·후로 맨시티는 본머스(23일/16위), 뉴캐슬 유나이티드(27일/18위), 크리스탈 팰리스(31일/14위), 왓포드(1월 2일/10위)를 차례대로 상대한다. 빼곡한 일정으로 주전들의 로테이션이 불가피한 박싱데이. 중·하위권 팀들과의 4연전이 펼쳐지는 12월과 1월이 올 시즌 맨시티 연승 행진의 ‘최대 난관’이 되지 않을까.


2017년 12월 22일자 베프리포트 해외축구 기사 갈무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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