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정도는 찰 법 했다. 최근 부진한 경기력으로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입지가 좁아졌다. 더군다나 1골만 더 넣으면 루드 판 니스텔루이가 세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유럽 대항전 최다 득점 기록(38골)과 타이였다. 보비 찰튼 경의 맨유 통산 최다골 기록(249골)에 단 2골 차로 다가설 수 있었다. 그런데 웨인 루니는 두 번의 페널티킥을 모두 동료에게 양보했다. 루니에게 팀 승리보다 중한 것은 없었다.
맨유는 21일 오전 4시(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진 2016-17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A조 3차전서 페네르바체(터키)를 4-1로 대파했다. 중원서 마이클 캐릭과 합을 맞춘 폴 포그바가 멀티골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루니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대신 최전방에 포진했다. 전반 추가시간 페네르바체의 빌드업을 차단한 루니는 날카로운 크로스를 공급해 포그바의 두 번째 골을 견인했다. 후반전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박스 앞에서 제시 린가드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해 팀의 네 번째 골을 도왔다.
어시스트뿐만 아니라 루니의 강단 있는 결정 역시 빛났다. 줄곧 맨유의 페널티킥을 도맡아왔지만 동료에게 양보한 것. 전반 30분 후안 마타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루니는 포그바와 짤막한 대화 후 페널티 박스 바깥으로 슬며시 빠져나왔다. 결국 키커로 나선 포그바가 골문 왼쪽 구석을 노리는 정확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영국 B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첫 번째 페널티킥은 포그바가 차기로 돼있었다”고 밝혔지만 포그바는 주장 루니에게 “내가 차고 싶다”고 재차 밝혔고, 루니는 흔쾌히 포그바에게 공을 넘겨줬다. 경기가 끝난 후 포그바는 “페널티킥을 성공해 기쁘다. 루니가 내가 차는 걸 허락해줬다. 그를 매우 존중한다”고 밝혔다.
몇 분 뒤 앙토니 마샬이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 역시 루니가 아니었다. 무리뉴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마샬 역시 좋은 키커다. 두 번째 페널티킥 키커는 선수들이 정했다. 나는 평소 이러한 결정을 피치 안에서 선수들이 자유롭게 내릴 수 있도록 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루니는 두 번째 페널티킥 역시 팀의 승리를 위해 마샬에게 양보했다.
쉽게 골도 넣고, 기록도 세우고, 비판도 잠재울 수 있었지만 루니는 주장으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았다. 자신보다 폼이 좋은 젊은 선수들에게 페널티킥을 흔쾌히 양보했다. 그리고 누구보다 분주히 피치를 누볐다. 팀을 위한 헌신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캡틴’ 루니였다.
2016년 10월 21일자 베프리포트 해외축구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