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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소다 Sep 03. 2023

책 읽어도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

당위성과 행간

 오늘은 내가 구독하고 있는 유튜버 영상을 봤다. [평생 책 읽어도 절대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라는 제목. 나는 책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결론 내렸기에, 강한 호기심에 이끌려 시청했다. 유튜버의 말을 빌려보자면, "당위성이 없는 경험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은 아무리 책을 봐도 성공하지 못한다." 등의 이야기였다. 다양한 사례를 들었지만 쉽게 정리하자면. 목적 없는 경험이나 책 읽기는 쓸모없다는 이야기였다. 여기까지는 나에게도 "그래 맞지"정도의 경험이었지만, 이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고 깨달았다. 

"이래서 이런 제목을 썼구나.""결국 책을 같은 읽어도, 개떡같이 알아듣는다면 성공 못하는구나."라고 말이다.


국평오라는 단어를 아는가? 국민들의 수능 평균 등급은 5등급이라는 뜻이다. 개인적으로는 진짜 국민 평균이 5등급이어서, 사람들의 지능이나 인지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수능은 학업 능력 평가이며, 이것이 사고력이나 지능, 지식 등에 관련은 있을 수 있겠으나, 이 점수만으로 인간의 수준을 확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단어는 맥락을 이해 못 하고, 자의식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표현하는데 적합하다. 이러한 점에서 영상의 댓글들 중 몇몇은, 국평오가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내가 이래서 자기 계발서를 안 읽어", "나는 이래서 역사, 고전소설만 읽지", "저는 그동안 책을 안 읽었는데 유튜버님 말 듣고 위안이 되네요^^", "OO이란 사람도 성공팔이 아님? 이 유튜버가 말하는 것 보니, 내가 맞았네. 성공팔이들은 믿을 게 못 돼"라고 말했다. 같은 영상을 보고도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놀라웠다. 이들은 행간을 읽지 못하는 바보들이었는데, 무엇보다 자신들이 바보인 줄 모르고 있었다. 더닝크루거 효과가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반면, 유튜버의 의도를 정확히 짚어낸 사람들도 있었다. 이 사람이 무엇을 말하는지, 왜 이렇게 말하는지, 나의 결론은 무엇이며, 이렇게 생각한다든지 등을 표현했다. 즉, 유튜버의 주장에 대해 당위성을 부여하여 [대체 이 사람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거야]를 파악했다. 나아가 몇몇 사람들은 저자가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으나, 비유하여 말한 행간을 정확히 짚어 냈다. 그리고 대부분 자신만의 결론을 내고, 퇴고를 했다.


이 두 가지 사례에서 깨달은 건, 저자가 말한 바와 같았다. 책을 읽건, 경험을 하건, 내가 그것으로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 그리고 행간을 읽어내지 못하는 사람들은,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결국, 성공하기 위해서는 "내가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내가 왜 이 경험을 해야 하는지"를 주체적으로 결론을 내보고, 이 책에서 말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당위성이 없으면 대충 남이 추천해 준 책을 읽는 것. 행간을 이해 못 하면 책에서 말하는 바를 모르기에, 실천하지 않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말인데, 댓글들에서 이러한 점을 모르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따라서, 성공하려거든 책을 읽어도, 경험을 해도, 왜 해야 하는가 스스로 결론지어야 한다. 결론이 났다면 행간을 파악해서 실천해야 한다. 이것이 전부다. 같은 원리로 우리는 투자를 할 때도 당위성이 없고, 행간을 이해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 추천해서", "급등해서", "재료가 좋아서" 등의 이유들은 결국 외부의 자극에 의해 결정되는 것뿐이다. 외부의 자극으로 결정되는 행동에는 당위성이 없다. 따라서 나의 결론이란 있을 수 없다. 성공하고 싶다면, 자신이 하는 모든 것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자신이 내린 결론이 뜻하는 바를 이해해 보자. 그러다 보면, 성공할 확률이 대폭 높아질 것임을 확신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그래왔고, 주체적인 삶을 사는데 주저하지 않았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당위성이라고 들었을 때, 사실 난감했다. 당위성과, 행간이라니?. 나는 잘하고 있었는가? 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오랜 객관화 끝에, 결론이 나왔다. 나는 경제적 자유를 위해 꼭 필요한 심리학, 투자, 뇌과학, 자기 계발서, 방법론을 읽고 경험하고 있었고, 저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행간을 이해한 후 실천하고 있었다. 이 책의 저자들이 성공의 방향성을 잡아준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전임자의 보고서를 가지고, 내 인싸이트를 넣어 완전히 다른 결론을 제작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큰 맥락이 같다면, 어차피 성공은 당연한 이치였다. 이러한 점에서 나는 편향에 빠져, 자의식의 과오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보는 게 참 재미있다. 이들을 반면교사 삼아 나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과 반대로만 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임이 자명하다고 믿으며, 혹시나 있을지 모를 나의 편향에 대해 인정하고, 반성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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