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청력은 너무 좋다.
금요일 퇴근 후 맥주를 맛있게 마시고 있는데 어디선가 '우당탕탕~~'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도 아주 가까운 곳에서 말이다. 그 소리를 따라 오른쪽을 쳐다봤다.
'와우~ 싸우고 있다.' 그것도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한 명은 목을 조르고 있고, 다른 한 명은 피하고 있다.
나도 나지만 앞에 앉아있던 친구도 놀랐다. 그런데 그 놀람의 차이가 컸다.
난 싸우는 모습을 오랜만에 봐서 놀라고 있었고,
나의 친구는 이런 상황을 TV에서만 보다 실제로 보니 신기해서 놀라고 있었다.
난 살짝살짝 보고 있다가 보는 것도 싫어서 그냥 듣고만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나의 친구는 이 싸움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술맛도 떨어지다 보니 다른 곳으로 자리이동을 하자고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냥 좀 더 보면 안 될까?!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은데...ㅜ.ㅜ'라고
대답하는 친구 덕분에(?) 끝까지 보게 됐다. 그리고 듣게 됐다.
(친구는 현재 싸움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를 자꾸만 설명해 줬다.)
현재 남자 아르바이트생이 폭행을 시시때때로 하려고 하는 아저씨를 데리고 밖에 나간 상태였고,
폭행을 당한 아저씨는 안에서 신고를 하고 있었다.
이 와중엔 아저씨들끼리 서로 폭행을 하려다가 맞은편에 앉아 있던 아줌마를 밀쳤다.
그러다가 '쿵~' 소리가 날 정도로 뒤로 넘어지기도 했다.
신고한 아저씨는 경찰차가 오는지 확인한 뒤에 사장에게 이곳에 CCTV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조금 뒤 경찰아저씨는 네 명 정도 오셨고, 119 구급대 차가 왔다.
그 이후 경찰아저씨 한분은 들어오셔서 신고했던 당사자와 함께 '사건일지'를 적으며 파악하고 계셨다.
그 이후 모두 데리고 가셨다. 이로써 끝이 났다고 보면 된다.
난 뒤돌아보지 않고 들었던 상황에서의 말들을 친구한테 전달했다.
그러자 친구는 어떻게 그게 다 들린다는 건지 너무 궁금해했다.
분명히 본인과 계속 이야기 중이었는데 말이다.
사실 난 너무 잘 들린다. 왼쪽에서 듣는 내용과 오른쪽에서 들리는 내용이 다를수록 더 잘 들린다.
그리고 더 멀리에서 들리는 더 작은 소리는 더 잘 들린다. 이유는 모르겠다.
암튼 '오늘의 폭행범' 아저씨가 화가 나서 큰 소리를 처음 내고 있을 때부터 이미 들렸다.
하지만 뭐 굳이 '4백만 원을 얘한테 빌려줬다'는 얘기를 맞은편 아줌마'한테 얘기하던 소리를 굳이 친구한테 말할 필요는 없으니까 말하지 않았던 거다. 나의 친구가 사건종결이 되듯 4명의 경찰관이 모두 데려간 뒤 '싸움구경'에 대해 여전히 흥미로워하길래 이렇게 들렸던 내용들을 전달해 준 것뿐이다..
이 날 '술맛' 떨어진 건 누가 책임진단 말이다. 당최 '어디에 신고하면 되는지...?!'
'에휴 잘 들리면 뭐 하냐고....ㅜ.ㅜ'
한마디로 말해 " 내 술 값 돌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