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일비재_非一非再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다’라는 뜻으로 여러 번 반복됨을 의미.

by 명랑처자


고: 여보세요?! 여보세요??
상: 말씀하세요... 듣고 있습니다.

고: 아니 오늘이 토요일인데... 당신들은 달력 없냐고?! 진짜 사람 미치게 하네~. 나 기름 넣을 돈도 없으니까 이런 전화 또 할 거면 각오 단단히 각오해야 될 거야... 아이 진짜 oo 새끼들~.

상: 고객님 욕설은 하지 마시고요... 고객님께서 입금약속까지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입금처리를 안 해주고 계시니까 이렇게 전화를 드릴 수밖에 없는 거죠?! 고객님!! 언제까지 입금되세요??

고: 얘기 못 들었어?! 기름값도 없다니까!!! 끊어 끊으라고!!!!! 말귀 진짜 못 알아 쳐 먹네....



이런 상담은 채권업무를 했던 시절에 '비일비재(非一非再)' 였던 상담내용이다. 그것도 5년이라는 시간동안 했던 걸 생각하면 정말 나의 인내심 또한 대단했던 것 같다. 금전적으로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지금 돌아가라고 하면 절대 돌아갈 수 없는 상담이다. 이때는 진짜 술도 자주 많이 먹었다. 사실 참을성이 높아서 그런 것 보다 모두 해소시켜야 내일 또 생기는 상담을 다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라고 진짜 못 들어줄 정도로 뻔뻔함에 박수를 칠 정도였으니까~.



이 시기에는 뭐든 '비일비재(非一非再)'였다. 특히 '욕'은 다발로 뿜어져 나왔다. 어떻게 하면 이럴 수가 있는지 자연스럽게 나왔다. 해가 갈수록 더 센... 더 다채로운... 더 자연스럽게 나왔다. 한 문장에 대부분이 욕이었다. 생각나는 단어가 욕밖에 없나 보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노트에다 욕을 썼다. 도대체 '무슨 욕을 어떻게 하는지 모아보자'라고 하면서 말이다.



별로 세지도 않았다. 괜히 겁만 주기 위해 하는 욕이었다. 그리고 하나의 욕만 했다. 특별한 욕도 없었다. 재미도 없었다. 예전에 배운 욕들은 나오지도 않았다. 아휴~ 역시 그럴 줄 알았다. 그런데 나에게 문제는 '비일비재(非一非再)'라는 거다. 같은 말 반복하는 것이 가장 싫은 것 중 하나고, 뻔순이, 뻔돌이 고객이 너무 싫다는 거였다.



때론 하기 싫어도, 때론 듣기 싫어도, 때론 말해주기 싫어도 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마침 계약기간이 끝나서 난 실업급여받으며 쉴 수 있었다. 그 이후에는 채권은 선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