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아 미안해
새벽에 그리 춥지 않았다
갑자기 다시 돌아온 가을이한테 미안해졌다
이미 난 겨울 이를 기다리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가을이한테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어느새 기다리고 있는 겨울에 대한 애정이 생겨
신기하기만 했다
제일 싫어하는 계절이 겨울이었는데 오래간만에 즐길 준비까지 세웠으니 말이다
나도 모르게 말이다
가을이에게 들키지 않았다면 괜찮다
어쩔 수 없이 들킨다고 해도 괜찮을 거다
은근슬쩍 가을이가 이렇게 아름다운 색깔이 입혀진 걸 보니
한컷이라도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빨리 간다고 타박했던 가을이가 화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사이 싫어했던 겨울이한테 애정을 줬다는 걸 말한다 해도 말이다